by경계영 기자
2014.09.20 09: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서울 삼성동의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10조원에 인수키로 한 데 대해 국내외 신용평가사는 재무건전성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부지 매입·투자 비용을 충당할 만큼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구성된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지난 18일 한전 본사 부지 입찰에 최고가인 10조5500억원을 써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국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일정 부분 재무 부담이 있긴 하지만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S&P는 현대차그룹에 대해 “낙찰가가 예상 가격을 훨씬 뛰어넘긴 했다”면서도 “이번 부지 매입은 앞으로 그룹 본사 통합을 위한 일반적 경영상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들 신평사는 현대차그룹이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한 점에 주목했다. 6월 말 기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가 가진 현금성 자산은 국내 본사 기준 29조6011억원에 이른다. 차입금 6조5614억원을 다 갚고도 23조398억원 규모의 여력이 있다.
무디스는 “현대차그룹이 상당한 현금보유액과 우수한 잉여현금흐름(FCF) 창출력을 가져 자본구조가 우수하다”며 “재무건전성에 큰 무리 없이 한전부지 인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 자금 조달 계획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규모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투자 기간이 5년 이상으로 길어질 것이라는 점 또한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할 요인으로 꼽혔다.
한기평은 “건설비용이 기간별로 분산될 것이고 지난 5년 동안 연간 FCF 창출 규모가 최소 6조5000억원에 이른다”며 “건설 투자부담이 미래의 재무안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한신평은 “현대·기아차는 수년 동안 양호한 영업기조와 내부 자금잉여가 지속돼 외부 차입이 제한됐던 반면 영업규모 대비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했다”며 “내부자금으로 부지 매입비용을 충당하더라도 추가 자금 소요가 큰 폭으로 발생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선두업체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