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배장호 기자
2008.09.05 09:05:07
샌디스크 인수 시동...자문사에 `JP모간` 선정
[이데일리 배장호 정영효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세계 1위 플래시 메모리 카드 제조업체인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 자문회사를 정한 지도 이미 한달여가 지났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와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샌디스크 인수를 위해 JP모간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해 협상 준비 중에 있다.
샌디스크 인수에 대한 최초 제안은 이미 올 초 골드만삭스가 했으나, 골드만삭스의 내부 사정으로 인해 JP모간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IB업계는 삼성전자가 주로 자문을 받아 온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대신에 JP모간이 선정된 데 대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샌디스크(SanDisk Coporate)는 세계 플래시 메모리 카드 시장의 절대 강자로, 최근에는 플래시 메모리 카드 외에 SSD(Solid State Drive)와 MP3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인 샌디스크의 최근 주가는 14~15달러 선으로, 1년여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해 있다. 플래시 메모리 카드 공급과잉에 따른 제품가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회사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반도체 전문가들은 플래시 메모리 공급과잉 상태가 2010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샌디스크 주가 전망을 비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1년전 10조원을 넘던 샌디스크의 시가총액은 현재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샌디스크 주가가 급락하면서 삼성전자 외에도 씨게이트(Seagate) 등 여러 업체가 샌디스크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씨게이트의 경우 샌디스크의 SSD 사업부문에만 관심을 보여 협상이 결렬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샌디스크가 삼성전자와 상당히 큰 규모의 거래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4000억원 규모의 라이센스 계약을 샌디스크와 맺고 있는데, 샌디스크가 연간 벌어들이는 5000억원 규모의 라이센스 수입의 70~80% 가량을 삼성전자가 채워주고 있는 셈. 이 라이센스 계약은 내년 8월에 만료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일단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라이센스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샌디스크가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육성 중인 SSD 부문과의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본사 차원에서 샌디스크 인수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인수 협상이 본격화되면 반도체 사업부가 인수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샌디스크의 최대주주는 클리어브릿지 어드바이저스(Clearbridge Advisors)라는 뮤추얼펀드로 7.9%(2008년 6월말 현재) 주식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외 캐피탈그룹,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뱅가드, 바클레이즈,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 메버릭, 크레디트스위스 등 펀드들이 총 4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