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한 기자
2004.10.12 08:55:30
운전자 앞 유리 주저앉는 황당한 경우도
10년타기운동연합 수입차 불만사례 접수
[edaily 지영한기자]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단체의 감시활동이 강화되면서 수입차 운전자들로부터 다양한 불만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대표 임기상)이 최근 수입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수입차의 신차결함 및 보증수리 불만 등을 접수받은 결과 다양한 불만사례가 제기됐다.
수입차 불만제보는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www.carten.or.kr)의 회원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수입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10년타기운동연합에 제보된 불만사례를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독일의 BMW 차량이 가장 많았다.
◇BMW, 폭우속 와이퍼 부러지는 황당한 사례도
BMW은 우선 디지털식 차량 계기판의 화소(畵素)인 `픽셀` 불량에 대한 불만사례가 많았다. 픽셀불량으로 차량의 상태를 표시하는 글자들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 불만내용이며, 급기야 지난 9월엔 10년타기운동연합이 건설교통부에 리콜건의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BMW는 "계기판 픽셀 문제는 2002년 이전에 생산된 구형 5시리즈 및 7시리즈의 일부 차종에서 나타난 문제"이며 "다만 리콜대상이 아님에도 `굿 윌(Good Will) 프로그램`을 통해 무상으로 부품을 교체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최모씨는 "주변에서 `굿 윌`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없다"며 10년타기운동연합에 문제를 제기했고, 조모씨 역시 "무상교환을 거절 당해 지난 2000년 8월 자비를 들여 계기판을 수리했다"고 주장했다.
BMW운전자인 홍모씨는 좀 더 황당한 경우다. 지난 9월초 앞유리 와이퍼에 문제가 생겨 BMW지정 AS센터에서 수리를 맡겼는데, 폭우속 고속도로 주행시 와이퍼가 부러져나간 것.
홍씨는 "태풍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는 가운데 서해안 고속도로를 시속 120Km로 주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운전석과 조수석의 와이퍼가 모두 부러져나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며 당시 아찔한 순간을 회상했다.
이 외에 이모씨는 "BMW 745i의 모니터 오작동을 4차례에 걸쳐 A/S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고, 안 모씨는 "2003년 10월 2만Km를 운행한 중고 BMW 차량을 구입한 이후 2003년중 5번, 2004년중 무려 17번의 수리를 받았다"며 잦은 수리를 불평했다.
◇벤츠도 불만속출..누수문제는 리콜요구까지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 상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소비자 불만이 만만찮다. 지난 2002년 8월 벤츠 E240을 구입했다는 김모씨는 와이퍼, 헤드라이트, 조수석 사이드밀러 등을 수차례 수리했고, 주행중 계기판의 기능이 갑자기 멈춰서는 아찔한 경험이 있었다며 10년타기운동연합에 불만을 토로했다.
벤츠 운전자인 박모씨도 비슷한 불만을 제기했다. 2000년 11월 구입한 E240이 지난해 10월부터 계기판의 디지탈 숫자가 지원지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것.
벤츠의 스포츠실용차(SUV)인 ML270를 몰고 다닌다는 이모씨의 경우엔 "구입한지 4개월 밖에 안된 새 차의 베터리가 이유없이 소모돼 이에 대한 확인서도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 일로 벤츠사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벤츠의 대표적인 불만사례는 누수문제. 10년타기운동연합은 지난 9월말 "벤츠의 2002년과 2003년식 E240 모델의 전자제어장치(ECU)와 주 퓨즈박스가 물에 잠기는 결함이 있다"며 건설교통부에 리콜건의서를 내기도 했다.
BMW와 벤츠 등 유명 브랜드 이외에도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에서 불만사례가 접수됐다.
◇랜드로버, 운전석 앞유리 빠지는 경우도
포드의 토러스를 운전하는 신모씨는 주행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꼭 스펀지를 밟는 것처럼 차량이 밀리는 현상을 경험, 2차례에 걸쳐 수리를 받았으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Td5 2003년형을 1년7개월정도 몰고 있다는 김 모씨는 계기판, 핸들, 미션 부분에 대한 여러가지 이상증상이 발생했고, 한번은 운전석 유리창이 빠져 주행을 할 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V8를 1만1000km정도 운전했다는 민모씨는 1500km부터 주행중 소음과 충격같은 이상 조짐이 감지됐고, 시속 50~80Km 사이에선 속도계가 순간적으로 정지되는 듯한 이상징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물론 수입사로부터는 문제가 없다는 통보만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민씨는 그러나 "고급차인 수입차를 몰고다닌다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인지 수입사들이 이를 이용해 더욱 횡포를 부리는 것 같다"며 "여러모로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큼 수입차의 소비자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