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4.07.07 10:37:0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회사원 김 씨(56)는 최근들어 가끔씩 모니터를 볼 때 주변에 안개가 낀 듯 뿌옇게 보이고, 글씨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노안이 와서 그렇다고 생각한 김 씨는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운전 중 신호등 불빛이 번져 보이고 주변이 선명히 보이지 않는 등 갈수록 심해지는 증상에 급히 병원을 찾았다. 김 씨는 백내장과 노안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피부 뿐만 아니라 눈에 직접적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눈 건강에도 많은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부손상을 막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 등으로 꼼꼼히 관리하지만 눈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대전을지대교병원 안과 이수나 교수의 도움말로 백내장에 대해 알아본다.
◇ 눈동자의 속이 희게 보이는 ‘백내장’
백내장은 말 그대로 ‘눈동자의 속이 희게 보인다’는 의미로 수정체가 불투명해져서 시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수정체는 우리 눈의 중앙부에 위치해 사물을 보게 하는 곳으로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기능을 한다. 카메라 렌즈에 지문이 묻거나 얼룩이 생기면 결과물인 사진에도 영향이 생긴다. 이와 같이 수정체가 어떠한 원인에 의해 불순물이 섞여 깨끗하지 못하고 흐려지면, 물체의 상이 수정체를 통과시키지 못하고 망막에 정확한 초점이 맺히지 못하면서 시력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백내장은 눈의 노화로 인해 생기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이외에도 ▲선천성 백내장 ▲외상성 백내장(외상으로 인해 수정체가 파열되었거나, 타박으로 인해 수정체 혼탁이 오는 것) ▲기타 스테로이드 같은 일부 복용 약에 의한 백내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 노출이나 흡연 및 음주, 전자기기에서 발생한 블루라이트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도 발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합병증으로 앓을 수도 있다.
◇ 근본적 치료는 수술
백내장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고 몇 년에 걸쳐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수정체의 불투명이 심해질수록 시력이 저하되고 빛이 퍼져 보이는 눈부심 증상이 나타난다. 또 사방에 안개가 낀 것같이 뿌옇게 보이며 멀리 있는 사물이 불분명하게 보이게 된다. 이외에도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기가 힘들고 야간 운전이 어려워지며 눈이 자주 부시고 한 쪽 눈으로만 보아도 사물이 간혹 둘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기도 한다. 백내장이 심해지면 육안으로 검게 보여야할 동공의 색깔이 회색이나 흰색으로 변하며, 혼탁해진 수정체가 팽창되어 안압이 올라가 눈에 염증을 일으키며 안통, 두통, 충혈, 시력장애등이 동반된다.
증상이 초기라면 안약을 점안하는 방식의 약물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이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다시 투명하게 되돌릴 수 없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이수나 교수는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초음파로 없앤 뒤 그 수정체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자신의 눈에 맞은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며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수술시간도 짧고 회복도 빨라 수술 다음날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자외선은 피하고 정기적 검진으로 예방
선천성 백내장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병이고, 노인성 백내장은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을 의식적으로 줄이거나, 오래 쳐다본 이후에는 눈을 감고 안구에 휴식을 준다면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즘처럼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철에는 자외선에 직접적으로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외출 시에는 모자나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선글라스는 여행지에서나 쓰는 것이라고 생각해 일상생활에서의 착용을 어색해하고 거부감을 갖기도 하지만 매일 선크림을 바르듯, 외출 시 항상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이 직접 눈에 닿지 않도록 해야 건강한 눈을 지킬 수 있다. 또 외출 전 날씨와 미세먼지 지수를 확인하는 것처럼 자외선 지수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외선이 특히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삼하고, 자외선지수가 높은 한낮에 외출하더라도 될 수 있으면 그늘에 머무는 것이 좋다.
푸른 채소나 과일 등 비타민 섭취로 체내 효소를 활성화해 손상된 눈 조직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수나 교수는 “눈 건강은 삶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건강할 때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당뇨를 앓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당뇨병에 의한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검진을 받고 혈당 체크를 통해 당을 조절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