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으로 번지는 미중갈등…국내 조선사 점유율↑”

by원다연 기자
2024.03.15 07:49:47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미국 정부가 조선, 해운 산업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에 국내 조선 산업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관련 수송이 증가할 가스선에서는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사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단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중국 조선사 및 해운사에 대해 미국 정부의 조사 가능성으로 인해 한국 조선사의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날 국내 조선사들의 주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 5개 노조가 USTR에 핵심 해양, 물류, 조선 분야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행동과 정책, 관행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청원했다고 밝혔다.

5개 노조는 중국 정부가 세계 조선, 해양, 물류 산업을 장악하려고 이들 산업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전 세계에 항만과 물류 시설망을 구축한 뒤 미국 선박과 해운사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STR은 청원을 접수하면 그 내용을 검토해 45일 내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 연구원은 “해당 청원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접수됨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 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조사 이후 결과 발표 및 이에 대응하는 조치 발표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해당 이슈가 미국 대선 경쟁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언급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글로벌 조선사 인도량 6447만GT 중, 중국 조선사는 3280만GT(총톤수)를 인도하며 50.9%를 차지했다. 한국 조선사는 1832만GT(28.4%), 일본 조선사는 994만GT(15.4%)를 기록했고, 미국 조선사는 61만GT로 전체 인도량의 0.1%에 불과했다

정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중국 조선소로의 발주 중단은 고려하기 어렵다”며 “또한 미국 조선사의 건조량 확대는 인력 및 밸류체인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달성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 조선사는 중국 내 선박 금융 지원 및 저렴한 원가를 기반으로 수주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만약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사를 제재할 경우 중국 조선사의 원가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으며, 한국 조선사의 슬롯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관련 수송이 증가할 가스선에서는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사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셔틀탱커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공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