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대신 동영상”..기업 마케팅 신무기 떴다

by김현아 기자
2017.02.17 05:10:3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업들이 동영상 보도자료에 이어 동영상을 활용한 상품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이나 텍스트 위주였던 보도자료 대신 행사나 서비스를 생생한 동영상으로 알리는 ‘비디오 뉴스 릴리스’는 2010년 1~2건에서 2012년 한 해 동안 475개(뉴스와이어 통계)로 늘었지만 대중화되지 못했다. 인력이 부족한 PR실에서 직접 영상을 찍고 제작하는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웠던 탓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기업 PR실과 마케팅부서, 사업부서, 외주 제작사가 협업한 ‘동영상 마케팅’이 대중화되고 있다. 통상 2~3분 내외의 웹드라마나 온라인 광고 형식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말 ‘연애당’이라는 웹드라마를 런칭했다. SK브로드밴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스토리내에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웹드라마다. ‘온가족 이어폰’이라는 상품을 알려주는 1부 ‘너와 나의 거리: 온가족 이어폰편’이 제작됐다. 온가족 이어폰은 스마트폰에 해당 앱을 깔고 B tv에 연결하면 나만의 B tv 사운드를 즐길 수 있어 수험생이 있는 가정에서 조용히 거실 TV를 시청할 수 있다.

‘연애당’은 SK B tv의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는데, 이달 중 연애당 2부격인 ‘클라우드 캠(클라우드기반 CCTV서비스)’편을 방송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애당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홍보와 미디어, 사업부서 담당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공동 작업하기 때문에 훨씬 창의적”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가 만든 스토리가 있는 상품 마케팅 플랫폼 ‘영화당’
LG유플러스 역시 홍보부서와 광고부서 총괄 책임을 통합하면서 웹드라마 형식의 광고를 찍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지상파나 유료방송 대신 유튜브에 맞는 동영상 제작에 집중하면서 광고가 훨씬 감성적이 됐다. 화려한 인기 모델이 없어도 감동을 주는 인물이나 실제 고객을 섭외해 공감도를 높였다.

청각장애인이자 바리스타인 윤혜령 씨가 살면서 불편했던 점을 홈 IoT 서비스(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자동화 서비스)로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리스타 윤혜령 씨의 아주 특별한 하루> 는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넘었다.



다문화가정에서 LG홈보이(온가족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해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리얼스토리 <엄마의 수업>편은 인도네시아에서 두번째로 발행 부수가 많은 ‘미디어 인도네시아’에 소개되면서 역시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의 리얼스토리 광고 ‘엄마의 수업’편이 소개된 인도네시아 일간지 ‘미디어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은 글로벌 확장성 때문이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이 지난해 말 공개한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삼성이 찾아갑니다(We will take care of you wherever you are)’라는 광고 영상은 40일 만에 유튜브에서 조회수 8400만 건을 기록했다. 유튜브 광고 중 조회 수 1억 건을 넘은 광고 영상은 1년에 3~4편에 불과하다. 이 영상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밴 차량 535대를 도입해 출시한 ‘찾아가는 고객 서비스’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 제작됐다.

기업들의 뉴미디어를 겨냥한 동영상 제작 열기는 기존 매체에 위협이 되는 측면도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국내 광고주를 상대로 조사한 3월 광고경기 예측지수(KAI)를 보면 온라인·모바일 135.0, 신문 111.4, 케이블TV 110.4, 지상파TV 107.9, 라디오 101.1의 순이었다. 대형광고주는 전 매체에서 광고비 집행 증가를 전망했지만, 중형광고주와 소형광고주는 모두 온라인·모바일 매체 위주로 광고비를 집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총 광고비는 2014년 10조 996억원보다 6.2% 성장한 10조 7270억원이었다. 지상파TV 광고비는 2014년 대비 0.2% 감소한 1조 9702억원이었고, 신문은 0.5% 증가한 1조 5011억원에 그쳤다.

반면 디지털 광고비는 모바일 급성장에 힘입어 3조원을 돌파했는데, 모바일 광고시장이 전년 대비 52.6% 증가한 1조 2802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출처: 제일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