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5.05.03 10:30:12
듀폰과 아라미드 소송전 합의.."성장 전력할 것"
이웅열 회장 "컴포지트, 내년 김천·구미서 양산"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코오롱그룹이 차세대 성장사업의 핵심인 아라미드와 컴포지트 소재 공략을 가속화한다.
아라미드 섬유는 지난 6년간 미국 듀폰사와의 법적 다툼을 마무리지으면서 이전보다 자유롭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탄소섬유 복합체인 컴포지트는 아직 시제품 생산단계지만 내년에는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3일 코오롱(002020)에 따르면 글로벌 아라미드 섬유 시장 규모는 연 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 듀폰과 일본 데이진이 90% 정도의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으며 코오롱이 7~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듀폰과의 아라미드 소송전을 치르는 통에 해외 영업에 한계가 적지 않았다.
지난 1일 코오롱은 총 2억7500만 달러(약 2954억원)를 듀폰에 지불하고 듀폰은 코오롱에 제기해온 모든 소송을 종결한다는 내용의 합의가 도출됐다. 형사소송과 관련해서는 코오롱이 영업비밀침해 모의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8500만 달러(약 913억원)를 지불하고 미 검찰은 형사 소송을 종결한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자사 아라미드 섬유 브랜드인 ‘헤라크론’의 생산·판매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변수가 사라진 것으로 코오롱의 헤라크론 영업이 기존보다 훨씬 자유로워져 매출 성장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동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사장은 지난 1일 “헤라크론과 관련한 법적 분쟁을 해결하게 돼 기쁘다”며 “이제 자유롭게 아라미드 사업의 성장과 시장 확대를 위해 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그룹은 탄소섬유 복합소재인 컴포지트의 양산도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장에서 “김천이나 구미 공장에 컴포지트 생산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며 내년에는 컴포지트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컴포지트는 강철보다 10배 이상 단단하면서도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해 자동차·항공기·우주선 등의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아라미드 섬유는 85% 이상의 아미드기(CO-NH)가 두 개의 방향족 고리에 직접 연결된 합성폴리아미드로부터 제조된 섬유를 의미한다.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가 200℃ 이상에서 녹아버리는데 비해 아라미드 섬유는 타거나 녹지 않으며 500℃가 넘어야 검게 탄화(탄소로 변함)한다. 또 단면적 1㎟(직경 약 1.6㎜) 정도의 가느다란 실(필라멘트) 형태로 성인 5명(350kg)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는 강도를 갖고 있다.
아라미드 섬유는 나일론 개발 이후 고분자계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으로 꼽힌다고 코오롱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