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문 닫는 저축銀..은행지주와 `짝짓기` 전주곡인가

by박수익 기자
2011.02.19 17:04:38

당국 자산 실사 후 부실 확인되고 자구노력 미비시 매각
4대 은행지주사 인수 1순위.. 중앙부산 인수전 치열할듯

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19일 17시 0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저축은행업계 자산순위 1위인 부산저축은행그룹 전 계열사와 보해저축은행에 영업정지가 내려지면서 올 상반기 은행지주회사의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들에게 내려진 영업정지의 성격은 삼화저축은행과 다르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자산 실사를 통해 부실규모가 확인되고, 대주주의 자구노력이 미비할 경우 삼화저축은행처럼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053000)에 피인수된 삼화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명령)가 내려지면서 영업정지와 함께 곧바로 매각절차가 진행됐다. 반면 부산저축은행 계열과 보해저축은행은 유동성 고갈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우려를 감안해 먼저 영업정지를 단행한 뒤,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진다는 점에서 삼화저축은행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들 저축은행은 약 2~3주간 이뤄질 실사 결과에 따라 적기시정조치 부과 여부가 결정된다. 실사 결과 경영개선권고-경영개선요구-경영개선명령으로 이어지는 적기시정조치의 마지막 단계인 경영개선명령 수준의 부실이 확인되면, 사실상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경영개선명령 대상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 미만이다. 이 경우 당국은 우선 경영개선명령 사전통지를 내리고, 은행 측은 자구방안이 담긴 경영개선명령 이행 계획을 제출해야한다.

부산저축은행은 12월말 기준으로 BIS비율이 5.13%이나 부채가 자산을 216억원 초과하고 있고, 부산2저축은행 역시 BIS비율은 6.0%인 반면 부채가 자산을 125억원 초과해 자본잠식 상태다. 현재의 BIS비율은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한 저축은행에 주어진 특례 규정을 반영한 결과이기 때문에 실사 이후에는 더 낮아질 수 있다.

대전저축은행은 BIS비율 -3.18%에 부채가 자산을 323억원 초과하고 있어, 현재 수치만으로도 경영개선명령 수준의 부실을 보이고 있다. 이미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중앙부산저축은행은 3.6%, 전주저축은행은 5.6%의 자체 집계 BIS비율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역시 실사 이후 수치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보해저축은행도 지난 17일 BIS 비율 5%에 미달하는 저축은행 5개사 명단에 들어가면서 뱅크런 사태가 발생해 경영 정상화 여부를 낙관하기 어렵다.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과 보해저축은행은 향후 금융당국의 실사에서 부실규모가 확인되면 우선 대주주 증자 등 자구노력을 요구받게 된다. 그러나 유동성 부족 여파로 영업정지를 당한 상황을 감안할 때 경영개선명령을 간신히 면할 정도의 자구계획으로는 영업재개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부산저축은행 계열의 경우 5개사 모두에게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들은 일단 실사를 통해 순자산규모가 마이너스로 나오면 구조조정에 돌입하게 된다"며 "대주주의 자구노력이 실패한 곳에 대해서는 예보가 제3자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등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올 경우, 자연스레 금융지주회사들과의 짝짓기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삼화저축은행 인수전에서 탈락한 신한금융지주(055550)와 하나금융지주(086790), 삼화저축은행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KB금융(105560)지주 등이 인수후보 1순위로 지목된다.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지주 역시 당초 2개 정도의 저축은행을 인수키로 한 만큼 추가 인수 가능성이 열려있다.

금융권과 M&A업계에서는 금융지주사간 인수전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중앙부산저축은행을 꼽고 있다. 지난해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인수를 추진하는 등 이미 수차례 공식적인 매물로 등장했고,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 연고라는 점이 부각된다. 실제로 삼화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던 금융지주사 가운데 1곳은 최근까지 중앙부산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을 연고로 한 다른 저축은행들은 인수매력이 떨어질 수 있어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산실사 기간과 예보기금내 공동계정 설치 법안의 통과 여부 등 향후 일정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저축은행 매각작업은 빨라도 3월 이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