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09.13 08:42:40
[조선일보 제공] 금융감독위원회 간부 A모씨는 요즘 와인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을 읽는 재미에 폭 빠져 있다.
“와인을 알아두면 금융기관 사람들 만나 얘기하는 게 편할 거라며, 상사가 일독(一讀)을 권하더군요. 애들처럼 무슨 만화냐고 처음엔 무시했는데, 이제는 저도 직원들에게 읽어보라고 얘기합니다.”
최고의 와인을 찾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이 만화를 통해 와인 종류, 마시는 법을 공부하고 나니, 대화 소재도 다양해지고 사교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A씨는 말한다.
요즘 직장에서 일본 만화를 탐독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사교·취미를 위해 읽는 것뿐 아니라, 직원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필독서 수준으로 만화책을 권하는 회사도 있다.
1990년대 중후반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던 ‘미스터 초밥왕’(주인공이 최고의 초밥 전문가가 되기까지의 성공 스토리)은 한국에서도 여전히 인기다. 신세계푸드 최병렬 사장은 만나는 직원들에게 “미스터 초밥왕을 읽으라”고 권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재작년 신입사원들에게 “미스터 초밥왕을 읽으며 경영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한다”고 말했고, SK경영경제연구소에 이 만화책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KT, 신라호텔 등도 이 만화책을 임직원 권장도서로 채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