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명수 기자
2000.08.21 11:16:45
JP모건은 최근 한국의 신용위기(credit crunch)는 98년과 달리 재벌을 포함,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자극하고 있어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또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BBB급 채권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신용위기에서 벗어나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한국의 신용위기 분석"이라는 18일자 보고서에서 최근 몇달간 한국의 신용위기에도 불구하고 예금자들이 동요없이 금융시스템 안에 머물고 있다며 신용위기가 거시적인 경제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98년과 달리 신용위기의 타겟이 현대그룹과 같은 대기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구조조정을 자극하고 있다며 이런 뜻에서 현재의 신용위기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the present credit crunch is likely to yield more benefit than harm, in as much as it starves the large corporates and thereby goads them into necessary reform.)
JP모건은 98년 외환위기 직후의 신용위기때는 은행권의 대출기피와 대마불사 인식에 따라 중소형 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 끝에 부도를 냈지만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으로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신용위기는 은행권이 아니라 자본시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대우사태 이후 투신사들은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매각했고 은행은 국공채와 톱3 재벌 회사채에만 투자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은 신용위기에 따른 피해를 덜 입고 있으나 현대 등 대기업들은 강력한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
JP모건은 정부가 대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을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은행들이 이와 관련한 추가적인 대출을 시행해야하는 압력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이미 금융시장에는 신용위기를 벗어날 여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이 2월이후 증가하고 있고 BBB급 회사채 수익률도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어음부도율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투신권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둔화되던 M3 증가율이 2개월째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신용위기가 지나가고 있음을 나타내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