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 공격 임박…WTI 4.2%↑ 80달러선 재돌파(종합)

by김상윤 기자
2024.08.13 07:40:27

5일 연속 상승세...브렌트유도 3.3% 상승
호르무즈해협 수송 차단 우려..공급 부족
이란 공격시, 서방 이란 석유 수출 제한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4% 이상 오르며 80달러선을 다시 돌파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이후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탓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추이 (그래픽=CNBC)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WTI는 전 거래일보다 3.22달러(4.2%) 오른 배럴당 80.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64달러(3.3%) 오른 배럴당 82.30달러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중동의 긴장 고조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와 헤즈볼라 군사령관 푸아드 슈크르의 암살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공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수일 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확대되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5분의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생산 및 수송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란의 공격이 시작하면 서방국가들은 하루 약 150만배럴의 원유 수출에 다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미국은 중동지역에 높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주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동에서 긴장 고조 상황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스라엘에서 발표했듯 이란 혹은 그들의 대리인이 며칠 이내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오는 15일 카이로 또는 도하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자간 공식 휴전 협상이 재개되지만,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공격을 가할 경우 휴전 협상은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하마스는 이번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어게인 캐피털의 파트너인 존 킬더프는 “시장은 중동 지역 전체의 분쟁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며 “전쟁이 확대되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해 이라크 등 이 지역의 다른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을 방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