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공식선언 中 쉬인, ESG 이슈는 해결했나[ESG워치]

by김경은 기자
2024.06.22 10:00:00

중국 온라인 패션플랫폼 쉬인(SHEIN) 진출 공식화
ESG 이슈에 뉴욕증권거래소서 찬밥 신세
영국서 IPO 추진 소식에 "런던 정치인에 실망"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패스트패션 산업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에 새로운 문제아로 등장한 중국의 온라인 패션플랫폼 쉬인(SHEIN)이 20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쉬인은 한국 진출의 하나로 최근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의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배우 김유정을 발탁하고 김유정이 직접 큐레이팅한 데이지의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쉬인 코리아 마케팅 담당자 보니 리우는 “한국은 패션 스타일, 엔터테인먼트,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한국 고객들의 패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성비 높은 고품질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SG 이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IPO(기업공개) 가능성이 낮아지자 런던 증권 거래소(LSE) 상장 소문이 돌면서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일부 ESG 투자자들이 LSE의 평판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언을 보도했다.

쉬인은 IPO를 위해 수익과 기업가치를 높이려 제품 전반에 걸쳐 가격을 인상하고 시장 확대도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쉬인은 2012년 중국에서 출범해 현재 150개국 이상에 진출했다. 자라(Zara)의 5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인공지능(AI)이 디자인해 하루에 수천 개의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으며 단숨에 패스트패션 업계 1위의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쉬인의 새로운 시장 진입은 그러나 쉽지 않다. 미국의 중고 의류 판매 기업인 ‘스레드업(ThreadUp)’은 쉬인의 샌프란시스코 팝업 매장 오픈에 맞춰 인근 지역 고객들에게 “쉬인 샌프란시스코 팝업 매장에 가지마세요”라는 앱푸시 알림을 보내기도 했다.



지속가능패션을 위한 업계의 피눈물나는 자정노력에 쉬인이 찬물을 끼얹자 업계내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회사는 부인하지만 인권·환경·운동가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낮은 임금에 주 75시간 근무하는 가혹한 노동 조건과 중국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 초저가 제품을 통한 과잉소비를 부추긴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로이터는 “미국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로비를 벌여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승인하지 말라고 했지만,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의 정치인들은 실망스럽게도 660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이 회사와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쉬인은 ‘2022 지속가능성과 사회 영향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성 과정에 있음”을 인정했다. “공급업체 시설 중 80% 이상이 시정조치가 필요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주요 위험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보공개를 통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성 공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이 해당 분야에 여전히 도전적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을 상장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 가진 의미는 적지 않다.

영국 지속가능투자금융협회(UKSIF)의 거버넌스 및 전략 책임자인 매디슨 림스바텀(Madison Reamsbottom)은 “이 정도 규모의 상장이 영국 시장을 강화하고 런던 증권거래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런던이 높은 수준의 실사(Due deligence)와 주주 보호 조치를 추진하는 데 추진력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