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유가 동시 강세…美 매출 비중 높은 기업 긍정적"
by김보겸 기자
2023.09.08 08:11:09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달러와 유가가 최근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 장기화 시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되고 수입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기화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움직임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국제 원자재 거래는 달러화를 사용해 결제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에 달러화와 유가는 역사적으로 역의 상관성을 보여왔다”며 “흔하게 발생하지 않는 사건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처럼 원자재를 수입하는 제조업 국가는 달러화 강세와 유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부담스럽다”며 “수입 물가 지수를 상승시켜 실적 측면에서 이익률을 악화시킬 수 있기 떄문”이라고 했다.
원자재 가격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강달러와 유가 상승 공존이 길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염 연구원은 “수출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수입 물가까지 상승하면 시장에서 기대하는 2024년 실적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며 “희망적인 점은 WTI 유가와 달러화 모두 둔화될 것으로 추정치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이 연말까지 연장되며 올해 말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내년도 전망치는 큰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 달러화 역시 3분기를 고점으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원·달러 환율 역시 안정될 것이란 기대다. 염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서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이 이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염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로 수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업이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최근 3년간 미국 매출 비중이 높았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데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전통적인 수출 기업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