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0.6%, 속보대비 0.1%p↓…순수출 기여도 소비·투자 상쇄(상보)

by이윤화 기자
2022.06.08 08:03:24

한은, 2022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발표
1분기 GDP 전기비 0.6%, 속보치 대비 0.1%p 하향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전기 대비 0.6%를 기록하면서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지난 2월말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 대내외적 악재가 반영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정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0.6%로 집계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심했던 작년 3분기(0.2%) 이후 두개 분기 만에 0%대 성장세다.

1분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로도 3.0% 성장을 기록해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작년 3분기, 4분기에 각각 4.0%, 4.2% 성장했던 것에 비해 성장세가 3%대로 내려 앉으며 둔화된 모습이다.

1분기 성장률을 책임진 수출 성장률이 속보치 대비 낮아졌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6% 증가해 속보치(4.1%)대비 0.5%포인트나 하향 조정됐다. 다만, 수입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투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0.6% 감소하며 속보치(0.7% 증가)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수출에서 수입을 제거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속보치 1.4%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올라섰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분기(3.4%) 이후 가장 높은 기여도다.

1분기 성장률 잠정치에서도 수출 성장세를 갉아 먹은 것은 소비와 투자다. 소비(민간·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속보치와 동일한 마이너스(-) 0.2%포인트를 기록했고 설비·건설투자는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가량 성장률을 떨어뜨렸다.



민간소비는 0.5% 감소를 유지하며 1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준내구재(의류 등)와 내구재(가구, 통신기기 등)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물건비가 증가했지만 백신 접종이 줄어들면서 사회보장현물 수혜가 감소해 전분기와 동일한 보합(0%) 수준을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운송장비가 모두 줄어 전기 대비 3.9% 감소를 기록했다. 속보치 4.0% 감소 대비 감소폭이 0.1%포인트 줄었으나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록이다. 기계류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3.5% 감소했고, 운송장비는 선박, 항공기 등이 줄어 5.1%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3.9% 감소를 기록, 2.4% 감소를 기록한 속보치 대비 크게 하향 조정됐다. 건물건설은 주거용 건물건설이 줄어 4.3% 감소했고, 토목건설이 2.8% 줄어든 영향이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함에 따라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2%포인트에 달한 반면 정부는 -0.6%포인트로 쪼그라들었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에서 0.1%포인트 줄었고, 정부 기여도는 동일하다.

제조업은 수출 호조에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3% 증가했다.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농림어업도 축산업 중심으로 1.6%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은 -1.6% 줄어들었다. 서비스업은 전분기 대비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비 0.5% 증가하는 데 그쳐 성장률(0.6%)보다 낮았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교역조건이 나빠진 영향이다. 그나마 작년 3분기(0.1%) 이후 2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다. 실질국민총소득은 474조7000억원으로 실질 GNI가 전기 대비 1.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