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 변이, 백신 2차 접종 마쳐도 사망?…해외입국 관리 `도마`

by김재은 기자
2021.09.04 10:38:05

4일 확진자 1804명…4단계 시행에도 2000명 안팎 유지
뮤 변이 3명 확진…멕시코 미국 콜롬비아 입국자
"3명 빙산의 일각, 입국 과정에서 빠르게 차단해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또다시 2000명대로 치솟은 1일 서울 종로 구민회관 임시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기 위해 시민들이 줄 서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2차 백신 접종까지 마치더라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코로나19 뮤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방역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델타형(인도) 변이로 4차 대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외 입국발 뮤 변이 감염자가 3명 발생한 탓이다. 방역당국이 추석 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뮤 변이까지 등장하면서 해외 입국자 방역관리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힌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는 1804명으로 전날(1709명)에 비해 100명 가까이 늘었다. 무려 60일째 1000명대를 돌파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신규 접종자는 23만2000명으로 1차 접종률은 58.2%에 그친다.

이가운데 지난 8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 관심변이(VOI)목록에 등재된 뮤 변이까지 등장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WHO는 “B.1.621로도 불리는 뮤 변이가 면역 회피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특성을 가진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장희창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발생한 뮤 변이는 멕시코, 미국, 콜롬비아에서 들어온 확진자로부터 확인했다”며 “확진일은 각각 5월말에 1건, 7월 초순에 2건이며 전파율과 치명률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뮤 변이로 인해 2000명대 안팎을 유지하는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요한 것은 뮤 변이가 델타변이처럼 우세종으로 발전하는지, 감염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지다.

이미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에서 뮤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9%, 13%로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0.1%)보다 130~390배가량 높아진 상태다. 뮤 변이는 올해 1월 콜롬비아에서 처음 확인된 후 현재까지 남미와 유럽 등 39개국에서 나타났다.

특히 벨기에 공영방송 Rtbf에 따르면 지난달 벨기에 자벤템 소재 테르부르그 요양원에서 거주자 7명이 뮤 변이 감염 후 2주 내 사망했다.

이 요양원에서는 7월 중순 거주자 20명과 직원 1명이 당시까진 ‘콜롬비아 변이’로 불리던 뮤 변이에 감염됐고,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들이 양성 판정을 받기 며칠 전 요양원을 방문했던 사람이 이후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

무엇보다 우려가 큰 것은 사망자 7명을 포함해 감염자 전원이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전히 마쳤다는 점이다. 특히 사망자 7명 중 일부는 지병을 앓고 있었지만, 대다수는 건강한 상태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변이도 지난 4월에 인도에서 유행할 때 지금처럼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뮤 변이가) 특성적으로 남아공 변이와 유사한 게 점차 밝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델타변이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뮤 변이가 또다시 등장하는 것은 상당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며 “현재 감염자가 3명이라는 것도 빙산의 일각일 수 있고, 입국과정에서 빠르게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은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 거리두기를 시행중이다.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행 거리두기를 10월 3일 밤 12시까지 4주간 연장하되 예방접종 완료자에 한해 사적모임 예외 적용인원을 확대하는 등 일부 완화한다고 밝혔다.

이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은 지난 7월 12일부터 시행된 4단계 방역조치로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뮤 변이가 등장하면서 해외입국자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거리두기 4단계 유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7월 12일 500명대 안팎에서 최근 2000명대 안팎으로 증가했다.

현재 정부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입국시 2주간 격리를 면제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백신종류에 따라 정해진 권고 횟수를 모두 접종하고 2주가 지난 접종완료자는 해외 국가를 방문한 뒤 국내로 들어올 때 격리 의무를 면제받는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국가에서 들어온 입국자는 격리면제대상에서 제외된다.

방역당국은 9월부터 변이유행국가를 26개국에서 36개국으로 늘렸지만, 여기엔 현재 뮤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콜롬비아나 에콰도르 등은 빠진 상태다.

△방역대책본부
현재 해외 입국시 자가격리를 시행해야 하는 국가는 남아공, 네팔, 러시아, 레바논, 말라위, 모잠비크, 방글라데시, 베트남, 보츠와나, 브라질, 수리남, 아랍에미리트, 아이티, 앙골라, 에스와티니, 우즈베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짐바브웨, 칠레, 쿠웨이트, 트리니다드토바고, 필리핀에 가나, 나미비아, 미얀마, 오만, 요르단, 일본,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탄자니아, 터키, 파키스탄, 페루가 포함됐다.

하지만 8월 31일까지 자가격리를 시행해야 했지만, 9월 1일부터 면제되는 국가 3곳 (말레이시아, 우루과이, 파라과이)중 뮤 변이가 주로 발생한 남미에 위치한 국가가 2곳(우루과이, 파라과이)이나 된다. 게다가 입국자수가 많고, 뮤 변이가 발생한 미국에서 입국할 경우에도 자가격리는 면제된다.

CNN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AID) 소장은 “우리가 뮤 변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게 핵심”이라며 “당장 시급한 위협으로 여기진 않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그러면서 3회차 백신, 즉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들에게서 코로나19 감염이 줄었다는 이스라엘의 연구 2건을 인용하며 “코로나19 백신을 3회 접종하는 게 정규 투약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