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누구를 위한 괴물인가… 투믹스 ‘괴물아기’

by김정유 기자
2017.07.16 10:14:02

제약사 실험으로 태어난 괴물아기 ''호순''
가출청소년 ''김호''와 만나 성장하는 스토리 그려
인간의 탐욕과 가족의 의미를 그린 웹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과학기술이 최첨단화된 21세기, 영화나 소설, 만화 등에서는 인간을 강화해 전쟁 병기로 사용하는 내용들이 심심치 않게 다뤄진다. 그만큼 현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미래의 단면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런 주제의 영화와 만화 등을 보면서 미래에 있을 위협에 대해 경각심을 느낀다.

투믹스에서 연재 중인 웹툰 ‘괴물아기’는 이같은 내용 위에 ‘사람’과 ‘관계’를 덧붙였다. 제목만 봐서는 단순한 SF식 스릴러로 볼 수 있겠지만 본질은 사람이다. 괴물아기를 그린 이상윤 작가는 이 작품을 ‘버림받은 자들이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실제 웹툰을 이끄는 캐릭터들은 모두 버림받은 자들이다. 주인공 김호는 가출청소년이며 괴물아이인 호순이 역시 모 제약회사의 끔찍한 실험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다. 누구에게도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본질이다.

가출청소년 김호는 우연한 기회에 호순을 만나 그를 아이 키우듯 키운다. 호순은 놀라울 정도의 성장 속도를 보인다. (사진=투믹스)
주인공 김호와 호순이의 인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고액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시작됐다. 가족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출을 한 김호는 돈에 이끌려 이상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아르바이트 장소인 비밀스러운 지하실 속에는 호순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시체들이 즐비했다. 괴물아기인 호순이를 사육하는 공간이다. 김호 역시 호순이의 먹잇감으로 내던져진 것. 곧바로 침입자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되지만 김호는 어린 아이의 모습의 호순이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끼면서 그곳을 함께 탈출한다.



갈 곳이 없던 김호와 호순이는 어느 마을에 정착한다. 이 마을은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룬 곳이다. 김호는 호순이와 이 마을에서 융화되며 살아간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게 된 호순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가끔씩 발산되는 괴물 본능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까지 호순이의 정체를 알게 되고 결국 마을 구성원들과의 관계는 파탄이 난다. 그런 와중에 호순이를 만들어 낸 제약회사는 실패작인 호순을 없애기 위해 강화인간을 보내 쫓는다.

호순이의 모습은 극단적이다. 너무나도 예쁜 사람 모습의 호순과 도깨비와 같은 형상을 한 괴물의 모습을 한 호순. 각 모습이 극단적인만큼 호순이의 양면성을 더 극대화 시켜준다. 특히 다른 사람들보다 성장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호순의 모습에서 향후 슬픈 결말도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작화 역시 그린톤 배경에 크로키 기법으로 그려져 독특한 극의 분위기를 살린다. 이상윤 작가는 ‘제8회 학산문화사 신인만화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괴물아기는 높은 완성도를 위해 통상적인 주 단위 연재 대신 열흘 단위로 투믹스에서 연재되고 있다. 회차당 분량이 80컷 이상으로 주 단위 작품보다 많은 편이다. 15일 현재 17화까지 연재됐다. ‘2017 SPP웹툰어워드’ 본선에 진출해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호순은 가끔씩 괴물 본능이 일어나 억제하지 못한다. 얼굴에 괴물의 형상이 일어난다. (사진=투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