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하이힐 신는 여성 연골은 '골골'
by이순용 기자
2016.12.06 06:30:00
[이춘택병원 신민호 진료팀장] 2016년의 달력도 이제 1장밖에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2017년의 목표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여성들의 새해 목표 단골손님은 바로 다이어트이지 않을까 싶다. 단시간에 체중을 빼고 싶은 마음에 욕심이 지나쳐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관절 질환이 초래하게 된다.
여성은 선천적으로 근육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들이 근육의 완충 작용 없이 무릎관절에 바로 전달되므로 자신의 근육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운동을 계획한다면 무릎에 부담이 되고, 영양분이 충분하지 못한 식단은 관절 손상을 가속화하여 무릎 연골연화증이 발생되기 쉽다. 최근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실내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서 상체는 춤을, 하체는 사이클을 타는 스피닝을 무리하게 하다가 계속되는 무릎통증으로 병원에 찾아온 김 모씨(26)도 그 예이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앞쪽에 원형에 가까운 모양의 뼈인 슬개골 안쪽에 있는 연골이 약해져서 말랑말랑하게 연해지다 점점 소실되는 질환으로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나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할 때에 무릎의 통증이 느껴지며 뛰거나 점프하게 될 때에 무릎 앞쪽의 찌릿한 느낌이 든다. 한번 손상된 연골은 재생이 어려워 오래 방치하게 될 경우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조기 치료 및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무릎 연골연화증 남녀 환자 비율은 4:6으로 여성이 더 높았고, 여성 환자 중 20~30대가 전체 약 4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여성들이 특히 연골연화증에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예뻐 보이고 싶은 여성들의 욕구로 인한 무리한 운동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늘씬한 각선미를 책임져 주는 하이힐 또한 무릎건강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겨울철에도 하이힐 안쪽에 털을 부착해 따뜻하게 신을 수 있도록 겨울용 하이힐도 많아지면서 사계절 내내 하이힐을 신은 여성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이힐을 신게 되면 체중이 발가락과 무릎 앞쪽에만 집중되고 특히나 겨울철에 빙판길을 하이힐을 신은 채 걷게 되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더욱 긴장하게 되어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게 된다. 여성들의 하이힐 사랑은 늘어만 가는데 정작 본인의 무릎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아 안타깝다.
조기 발견 시에는 약물 및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와 함께 우선 휴식을 취하면서 온찜질을 하여 무릎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으로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무릎에 부담이 덜 되는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무릎 주위 근력 강화 운동 등이 연골연화증 치료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조기에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손상이 심한 정도라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연화증을 일으키는 병변 부위를 절제하거나 슬개골 관절 면을 고르게 해야 한다.
연골연화증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신체능력에 맞지 않는 운동보다는 장기간을 목표로 두고 관절 건강을 지키면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운동으로 다이어트 계획을 짜야 한다. 또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골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하이힐은 무릎건강뿐만 아니라 허리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특별한 날에 신거나 착용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여자라면 누구나 미에 대한 본능을 가지고 있어 날씬한 몸매를 갖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이와 같이 노력하지만 이런 노력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