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사동④] 관광객 막걸리 마시며 '진짜 한국' 맛본다
by강경록 기자
2013.04.17 08:53:12
여행사 '온고푸드' 인사동 투어
한식 먹고 직접 요리 체험도
| 온고푸드 여행사의 인사동 ‘나이트 다이닝 투어’를 체험 중인 외국인 관광객들이 막거리를 마시고 있다(사진=온고푸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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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변질된 인사동 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사동의 전통을 색다른 방법으로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인사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음식문화를 소개해주는 여행사 ‘온고푸드’의 ‘나이트 다이닝 투어’이다.
온고푸드는 세계 최대 여행정보 사이트인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외국인 여행자들에 의해 ‘서울 최고의 명물’로 꼽힌 한식관광여행사이다. 특별한 여행상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일상적인 음식들을 그들에게 소개해 주고 직접 만들고 먹는 식이다. “진짜 한국을 만난 기분”이라는 호응 속에 입소문으로만 지난해 3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온고푸드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것들을 선뵌다. 인사동 뒷골목에서 막걸리를 함께 마시고,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먹으며 한국인들의 ‘일상적인 삶’을 체험하도록 했다. 최지아 온고푸드 대표는 “프랑스의 와이너리 투어나 스페인의 타파스(전채요리) 투어처럼 우리의 음식문화도 좋은 여행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인사동 ‘나이트 다이닝 투어’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요리 체험교실도 운영 중이다. 그는 “여행객들에게 우리 음식들에 어떤 식재료가 사용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우리 몸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직접 만들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음식은 한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재”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에 인사동 업소들도 조금씩 변해갔다. 뒷 골목에는 막걸리가 대표 상품으로 등장했다. 소주와 맥주를 주로 팔던 업소들이 막걸리를 내세우며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식자재 판매도 늘었다. 한식을 만들어 본 관광객들은 뚝배기나 젓가락 등의 식기를 직접 구입하거나 고추장, 된장을 직접 맛보고 구입해갔다. 최일순 푸른별 주점 대표는 “손님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30~40%정도”라며 “예전에는 주변 주점들이 사케·맥주·소주 등을 주로 팔았지만 이제는 막걸리를 주요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온고푸드는 인사동의 전통과 문화를 계승·발전시키는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최 대표는 “여러 문화 중 가장 중요하고 파급력이 큰 문화는 음식이다. 무조건 한식이 좋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해시키느냐가 중요하다”며 “인사동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험관광처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