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김용환 행장 "올해 여신 70조원 지원"

by이준기 기자
2012.01.01 13:32:52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김용환수출입은행장은 1일 "올해 대출 45조원, 보증 25조원 등 총 70조원의 여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67조원을 뛰어 넘겠다는 의미다.

김 행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성과의 탑을 확고히 쌓는 한 해가 돼야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중점 과제로 ▲외화 110억달러, 원화 9조원의 자금 조달 ▲크레디트라인 37억달러로 확대 ▲자본금 확충 ▲신용공여한도 제도 개선 ▲은행 명칭 변경 등을 꼽았다.

그는 "올해는 경제 변동성이 유난히 심할 것으로 예상돼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리스크 모니터링 주기를 월별, 주별, 일별 단위로 주도면밀하게 관리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부실여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심사역량과 여신감리를 강화하고 선제적인 기업 구조개선 작업으로 건전성을 제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지난 한 해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 드리며, 한 결 같이 성원해 주신 고객기업과 정부부처, 유관기관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창립 35주년을 맞은 2011년, 수출입은행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많았습니다. 장기 경영전략인 ‘비전 2020’을 선포하였으며, 여신실적은 사상 최대 규모인 67조 원을 기록하였습니다.

1조 1천억 원의 자본금 확충은 여신지원 여력의 증대로 이어져, 산업의 뿌리 중소기업과 수출의 꽃 해외 플랜트 수주 지원의 기름진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경제교역 확대와 해외 프로젝트 지원이라는 정책적 요구에 따라 하노이, 마닐라, 자카르타 사무소를 설립하였고, 단일 연도 최대 규모인 62명의 인력 증원도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네 개 해외 현지법인 모두 최대 규모의 흑자를 시현하면서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을 완비하였습니다.

대내외 네트워크의 지평도 크게 넓혔습니다. 선진 금융기관 초청 글로벌 컨퍼런스 등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수출입은행의 브랜드 파워를 높였고, 중동 등 주요국 금융기관 및 발주처, 수출신용기관, 국제개발기구는 물론, 국내 상업은행, 증권, 보험회사들과의 협력 체제도 강화하였습니다.
 
유럽 재정위기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103억 달러의 외화를 조달하였으며, 창의와 끈기로 엮어 낸 일본 우리다시 채권과 사우디 리얄화 채권 발행은 아시아 최초라는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무엇보다도 금융자문 및 주선 업무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도입하였습니다. 기대만큼 성과도 좋아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 등 다섯 개 사업을 발굴하여, 새로운 수익원 창출은 물론, 글로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서의 위상을 굳혔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2011년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지원을 위하여 인프라와 역량을 착실히 다졌던 시기였다면, 2012년은 이를 기반으로 성과의 탑을 확고히 쌓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올해의 경영여건은 유로 존 재정위기의 장기화와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수출금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수출입은행이 훨씬 많은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외부의 기대치 또한 상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2012년에는 대출 45조 원과 보증 25조 원, 총 70조 원의 여신지원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를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중장기 일괄 금융 지원 체제 구축을 완료해야 하겠습니다.

수출 5천억 달러에 이어 1조 달러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플랜트, 드릴쉽 등 고부가 가치 대규모 프로젝트의 수주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최대 플랜트 시장인 중동지역 통합 마케팅 등을 통해, 사업기회를 선점해 나가는 한편, 금융자문 및 주선, 자금 지원까지 패키지 금융의 밸류 체인을 조성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존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여 해외 프로젝트 지원에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협조융자 방식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프로젝트 금융의 적수효과(適水效果)를 태동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을 적기에 지원하려면 올해 외화 110억 달러, 원화 9조 원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합니다.



연초부터 글로벌 본드, 우리다시 본드 발행에 드라이브를 걸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원화채권 벤치마크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자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무역금융의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통해 상업금융의 보완자(補完者)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겠습니다.

지속적인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이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만, 무역금융의 가용성 부족으로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회계기준(IFRS) 하에서 상업은행이 지원을 회피하는 영역인 팩토링, 포페이팅 등 무소구 조건의 무역금융 12조 원과 함께, 중소, 중견기업에 대한 포괄금융 15조 원 등 총 27조 원의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상업금융이 성숙단계에 이를 때까지 정책금융기관 으로서의 보완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겠습니다.

전대금융 글로벌 권역은 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로 까지 확대하는 한편, 현재 30억 달러 수준의 크레디트 라인도 37억 달러까지 늘여 우리 기업의 해외 신시장 개척과 현지 영업활동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해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녹색 등 미래 신성장 전략산업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선진국 정부와 기업들은 태양광, 물 산업 등 미래 전략산업 분야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승자독식의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녹색산업의 경우 지난 해 런칭한 Green Pioneer Program을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켜 중소, 중견기업에게는 부품 수출을, 대기업에게는 해외 수주경험과 플랜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올해 5조 원의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녹색산업을 제2의 조선 산업으로 키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개발, 한류 문화 콘텐츠 등 일자리 창출효과가 높은 신성장 서비스 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대기업 및 기술보증기금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 뒷받침해 나갈 계획입니다.
 
넷째, 수출입은행의 독자적 공생발전 모델인 ‘글로벌 PaSS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시켜야 하겠습니다.

우선 대기업과 해외 동반진출한 중소기업에게 직접 또는 현지 전대은행을 통해 1조 원의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촉매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한편, 올해는 대기업 지원을 통해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모아 사회적 기업 등 취약계층 배려를 위한 ‘희망씨앗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산도 역대 최고 수준인 30억 원을 배정하였고, 사회공헌 전담조직도 신설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사회와의 신뢰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는 도화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수출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히든챔피언 사업은 ‘선정’에서 ‘육성’으로 방향성을 전환하여, 명실상부한 글로벌 수출 강소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대외경제협력기금과 남북협력기금 부문입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사상 최대인 1조 3,500억 원의 승인을 목표로 조직과 인력도 대폭 확충한 만큼, 이에 걸맞게 업무의 질 또한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사업 초기단계에서부터 녹색 등 인프라 사업 개발에 금융자문 및 주선, 수출금융과의 복합금융 패키지를 지원하는 한편, 보증제도 도입을 통해 민간자본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하겠습니다.

남북협력기금도 한반도 정세와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성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언제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 시나리오를 갖춰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올해 여신 70조 원 지원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제약 요인도 만만치 않습니다.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선제적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을 통해 채무보증 등 업무 제약요인을 해소하고, 자본금 확충과 신용공여한도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우리의 업(業)을 포괄적으로 반영한 은행명칭 변경도 동시에 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경제 변동성이 유난히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영목표, 자산 건전성, 산업 리스크 등의 모니터링 주기를 월별, 주별, 일별 단위로 주도면밀하게 관리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부실여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심사역량과 여신감리를 강화하는 한편, 선제적인 기업 구조개선 작업을 통해 건전성 제고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위기일수록 네트워크의 힘이 살아나는 법입니다. 지난해 뿌린 씨앗이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협조융자라는 열매로 맺어질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해 주시고,

특히, 한, 일 4대 수출신용기관간 금융협력 체제를 조속히 구축하여 제3국 프로젝트 시장 공동 진출의 시너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소통입니다. 밖으로는 우리의 성과를 제대로 알려 나가고, 고객의 애로를 적극 경청하는 한편, 안으로는 정서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정보의 교류가 원활한 조직이 되었으면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올해로 수출입은행이 서른여섯 살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미래 방향성을 결정지을 변화의 단층선 위에 서 있습니다.

2012년이 우리의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 ‘글로벌 프로젝트 금융의 키 플레이어’로의 비전을 향해 더 높이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용기와 희망, 비상을 상징하는 흑룡(黑龍)의 해를 맞아, 임직원 여러분들의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