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한 기자
2008.12.24 08:47:55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산타랠리를 기대하며 이번 주를 맞이했지만, 뉴욕증시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은 부진한 주택거래 실적이 부담을 줬다. 새로 지어서 매매하는 신규주택판매 실적도 형편이 없었지만,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주택판매량이 지난달의 경우 전월대비 8.6%나 급락했다.
또 지난달 기존주택판매 가격이 전년보다 13% 이상 떨어진 상태이지만. 최근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집값 하락세가 언제쯤 멈춰설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 미국의 경기후퇴(recession)가 전례없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부진한 주택거래 실적의 배경으로 주식시장 약세와 실업률 증가, 소비자 신뢰도 저하 등을 꼽았다. 집값 바닥에 대한 주택 소비자들의 확신이 없는데다, 증시 하락으로 `역 부의효과(negative wealth effect)`가 강화되고 일자리를 잃는 가정마저 늘면서 집을 살 `실탄`도 부족했기 때문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마이크 라슨 바이스리서치 부동산담당 애널리스트는 "반복되는 얘기지만, 부동산시장의 입장에선 11월은 정말 어려운 한달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올 가을 금융시장 경색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나리만 베라베시 글로벌인사이트 수석이코노미스트의 경우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준비되고는 있지만, 우리는 지금 전후(戰後) 최악일 것으로 보이는 리세션의 한 가운데 놓여 있다"고 말한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자동차주들이 여전히 애물단지였다. GM과 포드는 14~15% 안팎 급락했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구제금융으로 죽을 고비를 한번 넘겼지만, 앞으로 넘어야할 숱한 고비들을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월터 버키 헬위그 모간애셋매니지먼트 매니저는 "지난주 약속된 구제자금 규모는 자동차업체들이 단기적으로 위기를 모면할 정도 밖에 안된다"고 말한다. 특히 해고가 늘고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를 더욱 미루려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라이언 라슨 보이아저애셋매니지먼트 선임트레이더는 향후 장세와 관련, "연말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이 기존의 포지션을 지키려만 할 뿐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날인 25일 휴장하고, 하루전인 24일엔 오전장만 연다.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완전히 꺾일지, 아니면 작은 불씨라도 살려갈지는 24일 반나절 증시가 말해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