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삼성電·도시바 입찰경쟁 부추길 수도

by김경인 기자
2008.09.17 08:31:42

샌디스크, 삼성전자 주당 26불 인수가 제안 거절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샌디스크 인수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샌디스크가 인수 가격을 높이기 위한 `플레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 같은 상황이 도시바와 삼성전자의 인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현지시각) 비제이 라케시 씽크팬무어 연구원을 인용, 삼성전자의 인수 제안가격이 현 주가 대비 매우 매력적인 수준이나 샌디스크가 인수가를 높이기 위해 영리하게 굴며 인수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케시 연구원은 이어 "이 같은 상황이 도시바와 삼성전자의 입찰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세계 1위 플래시 메모리카드 업체인 샌디스크에 대해 `매수(accumulate)`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샌디스크에 주당 26달러에 지분 전량을 현금으로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인수 제안을 반복했다고 발표했다. 샌디스크의 발행주는 총 2억2500만주로 전량 인수에 나설 경우 인수 규모는 58억5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샌디스크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4개월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양 사가 인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삼성전자 제안가가 정당한 수준임을 주장하며, 조속한 협력을 통해 인수협상을 마무리짓자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샌디스크 이사회는 삼성전자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샌디스크는 삼성전자의 제안이 `기회주의적`이며 샌디스크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달 초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 추진이 보도되면서, 일찌감치 도시바와 샌디스크의 관계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도시바는 샌디스크와 조인트벤처를 맺고 있으며, 지난 1999년부터 플래시 메모리를 공동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할 경우 도시바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