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상용 기자
2008.02.26 08:39:04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글로벌 증시가 발등의 불을 껐다. 미국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들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를 모면한 것.
간밤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던 세계 1, 2위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 MBIA와 암박 파이낸셜의 `AAA`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문제는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이 손 쓰기 힘든 악성 종양으로 전이될 것이냐 하는 중요 갈림길이었다.
모노라인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들의 보증을 받아 발행된 채권의 신용도 추락을 의미한다. 이는 대규모 추가 부실을 낳아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으로 몰고갈 수 있는 대형 악재였다.
밤 사이 뉴욕증시는 모노라인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줄면서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189.2포인트(1.53%)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1.38% 및 1.05% 상승했다.
전날 1700선을 재탈환한 코스피 시장에도 훈기가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전략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모노라인 문제가 긍정적으로 해결될 경우 주식시장의 단기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국내증시가 이미 부정적인 미국 경기지표를 감안해 조정을 받아온 만큼 부정적인 경기지표의 영향 보다는 단기적인 방향성은 모노라인 사태 해결에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모노라인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지난주말 형성됐다. 전날 코스피 시장이 1700선을 탈환할 수 있었던 배경도 이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눈에 거슬렸던 것은 외국인과 기관의 행보. 외국인은 2000억원 넘는 순매도세를 이어갔고, 프로그램 순매수를 제외하면 기관 역시 관망했다. 기대감 만으로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는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소극적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위기론과 비관론이 가득했던 주식시장에도 시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박석현 유진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시장이 바닥확인에 이은 레벨업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월 주식시장의 반등은 단순히 기술적 반등이 아닌 추세회복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신용경색 확산 우려는 모나리인 구제책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큰 고비를 넘길 것이라고 봤다. 박 연구위원은 "바닥확인에 이은 레벨업을 통해 1분기중 코스피가 182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