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명수 기자
2003.06.17 09:07:21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사람들은 `드디어 하반기 경기회복이 현실화되는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저역시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부정적인 것이 보이지 않네요."
퍼트남노벨증권의 주식부장인 잭 베이커는 주가가 왜 상승하느냐를 분석하기에 앞서 이번 랠리 자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뉴욕주식시장에는 호재는 실제 가치이상으로 증폭하고, 악재는 의미를 축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올라서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호전된 경제지표가 나오면 "이것봐라.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않은가"하며 주식을 산다.
이날 주식시장 랠리도 마찬가지다. 뉴욕연방은행이 발표한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급등한 것을 재료로 매수세가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지난 주말 미시간대학 소비자 지수가 악화된 것은 없었던 일처럼 돼버렸다.
◇지역 경제지표 개선
뉴욕연방은행은 2년전부터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5월 10.6이었던 이 지표가 6월에는 26.8로 급등했다. 지표 발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제조업 지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지표가 80% 이상 연관성이 있다고 말한다. 필라델피아 지수는 동부 연안 제조업 경기의 선행 지수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주 목요일 6월 지표가 나올 예정이다.
전미건축업협회가 발표한 주택시장 지수도 지난달 57에서 이번달에는 62로 올랐다. S&P의 샘 스토발은 "시장은 어떤 것이든 경제회복을 시사하는 지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매트릭스에셋어드바이저의 더글라스 알타베프는 "주식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지표에 따라 출렁거리겠지만, 긍정적인 뉴스들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드슨은 "지역 경기를 반영하는 필라델피아 지수와 시카고 지수, 전국적인 제조업 상황을 알려주는 ISM까지 호전된다면 더할나위 없은 좋은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말 `윈도 드레싱` 의혹
그렇다면 월가는 마냥 좋기만 한 것일까. 발표된지 2년밖에 안된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에 투자자들이 흥분하는 것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프루덴셜증권의 브라이언 피스코로우스키는 "최근 랠리를 이끌고 있는 것은 각종 펀드와 분기말을 앞둔 뮤추얼펀드의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이라고 말했다. 펀드에 돈을 맡긴 투자자들이 분기말에 돈을 빼가지 않도록 실적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
사이버트레이더의 수석 전략가인 켄 타워는 "트레이더들은 한 손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를 다른 한 손에는 지난 주말 소비자신뢰지수를 들고 있다"며 "이른봄 날씨가 따뜻해진 첫날 해변으로 달려가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