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엔비디아 HBM 인증 늦어지면 재고평가손실 우려"

by김소연 기자
2024.06.05 07:50:09

메리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메리츠증권은 5일 삼성전자(005930)의 엔비디아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인증 과정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 개발이 늦은 제조사 입장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하루 빨리 품질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이 품질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삼성전자 HBM 제품에 관해 기술적 보완점과 인내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져 온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품질 인증 통과 여부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며 “엔비디아 입장에서 급성장하는 수요 대응, 단독 공급처 위험 회피 측면에서 HBM3 납품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HBM 개발이 늦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품질인증을 받기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HBM 품질인증을 위해 1000시간의 테스트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며 “종합 검사 과정이 필요하고, 마지막 테스트 탈락 후 일부 테스트 과정이 생략되더라도 수십 일의 검사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엔비디아의 호퍼(Hopper)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인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로 넘어가며 HBM3 수요는 감소하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이미 SK하이닉스(000660)는 HBM3E로 생산 전환을 대부분 완료한 상태”라며 “그럼에도 엔비디아가 HBM3 납품처 확보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신호들이 포착된다”고 했다.

이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구형 제품을 품질인증이라도 받고자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테스트 시간을 빨리 확보하기 위해 대량 샘플을 공급하고 이를 매출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인증은 받지 못한 채 생산라인에서 악성 재고가 막대하게 만들어지고, 엔비디아의 불량품 리콜 요구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품질인증 통과, 대량 제품 납품이 지연될수록 하반기 재고평가손실, 충당금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며 “조속한 품질 및 수율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월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