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도 귀여운 잔에”…주방업계, ‘캐릭터’에 꽂힌 이유

by김경은 기자
2023.09.29 13:25:00

고급스러움 추구하던 주방업계, 캐릭터 눈독
유아용 식기에서 소주잔·밥솥까지 무대 넓혀
희소성·개성 추구하는 MZ세대로 고객층 확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주방업계에 캐릭터 열풍이 불고 있다. 통상 주방에서 캐릭터는 아동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키덜트(어린이와 같은 취향을 가진 어른)족이 늘고 캐릭터 상품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아동용 식기를 넘어 일반 식기와 주방가전까지 무대를 확장하는 모양새다.

쿠첸 잔망루피 에디션 밥솥 3종. (사진=쿠첸)
29일 업계에 따르면 쿠첸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인기인 캐릭터 ‘잔망루피’와 협업한 밥솥을 출시했다. 3인용 프리미엄 밥솥 ‘121 ME’와 3.5인용 ‘멜로우’, 1.5인용 ‘머쉬룸’ 밥솥 등 3종으로 제품 외관에 잔망루피 얼굴을 넣고 잔망루피 고유 색상인 핑크색으로 디자인했다.

쿠첸은 자체 캐릭터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쌀 캐릭터 ‘진지’와 그의 호위무사 ‘설익태’, 인플루언서 ‘맥’ 등 잡곡을 모티브로 한 주요 캐릭터와 함께 ‘미(米)토피아’ 세계관을 공개했다. 소통을 즐기고 소비를 통해 취향을 표현하는 젊은 세대까지 고객층을 넓힌다는 취지다.

지난 9월 2~17일에는 서울 성수동에 ‘미토피아 팝업스토어’를 열어 온라인에서 선보이던 캐릭터를 오프라인 소비자와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캐릭터를 활용해 쿠첸의 주력 제품인 밥솥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생활유리제조전문기업 SGC솔루션은 최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함께 ‘글라스락X위글위글 신제품’을 선보였다. 글라스락 유리 소재에 위글위글의 스마트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제품으로 아동용 이유식 식기, 실리콘 컵뿐 아니라 어른을 위한 소주잔, 맥주잔 등을 함께 출시했다.

SGC솔루션 관계자는 “위글위글과 함께 만든 신제품은 꽃이 활짝 핀 화분을 연상케 하는 귀여운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개성 있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글라스락 유리 소재에 감각적인 위글위글 디자인을 더한 소장가치 높은 제품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주방용품 브랜드 코렐은 최고심 작가와 손을 잡고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 최고심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코렐은 최고심 작가 특유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위트 있는 응원 메시지를 다양한 형태의 그릇에 담아냈다. 다양한 사이즈의 원형 접시와 찬기, 머그컵 등 총 17종으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캐릭터 패키지 제품은 어린아이 등 특정 소비자층을 겨냥해 출시되곤 했으나 최근 희소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던 가전·주방용품 업계에 캐릭터 협업 제품이 늘어난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