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파월'에 강달러…환율, 급등해 1320원 진입 전망[외환브리핑]
by하상렬 기자
2023.03.08 08:04:31
역외 1315.25원...상승 출발 전망
파월 의장, 금리 점도표 높이고·빅스텝 시사
달러인덱스 105 중반 넘어…추가 상승 가능성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예상밖 강경 매파(긴축 선호) 발언을 하면서 달러인덱스가 ‘1차 저항선’인 105를 넘어섰다. 달러화 강세 흐름에 따라 원·달러 환율 급등이 예상된다. 환율은 132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15.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9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99.4원) 대비 17.7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점도표 상향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들어 왔는데, 이는 최종금리가 당초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제시했던 5.1%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다가오는 3월 FOMC 정례회의에서의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암시했다. 그는 “경제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폭을 더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금리를 5.00~5.25%로 50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71.2%로 보고 있다. 전날 31.4%에서 큰 폭 늘었다. 반대로 25bp 올릴 가능성은 전날 68.6%에서 28.8%로 크게 줄었다.
뉴욕채권시장은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연준 통화 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021%까지 치솟았다. 2년물 금리가 5%대까지 상승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간밤 105.65까지 올랐다. 전 거래일보다 1.3% 가까이 급등한 수치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시장은 지난달부터 이어진 달러화 상승세를 두고 105선을 1차 저항선으로 봤다. 이날을 기점으로 지난해 하반기 수준인 105~110까지의 추가 상승을 모색할 수 있게된 것이다. 달러인덱스는 7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105.60에 거래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도 일제히 내렸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2%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3%, 나스닥 지수는 1.25% 내려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가 국채금리 급등, 증시 급락 지지를 받으면서 신흥국 통화이자 위험통화인 원화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역외 환율 상승 배팅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 매수)를 비롯한 실수요 주체도 추격매수로 대응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과 중공업체 수주 물량,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가 상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