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비대면 도서대출 찔끔…1분 순삭 마감에 주민들 '부글부글'
by양지윤 기자
2021.01.11 05:50:00
서울시내 구립도서관 비대면 도서대출 서비스 천차만별
선착순 예약제…강북·노원 2시간, 종로 하루종일 신청
대출권수도 1인당 3권서 10권까지 제각각
"코로나로 독서시간 늘었지만 예약 대출은 더 힘들어…개선 필요"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김 모씨는 지난 5일 PC로 구립 노원정보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안심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접속했다가 시작 1분 만에 마감했다는 소식에 힘이 쫙 빠졌다. 안심대출은 미리 예약 후 도서관 사물함에서 책을 수령하는 서비스로 노원정보도서관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신청을 받은 뒤 책을 빌려준다. 김 씨는 “지난해 안심대출을 할 땐 이 정도 경쟁률은 아니었는데, 이제 접속 대기를 한 뒤 바로 신청해야겠다”면서 “도서관에서 책 빌려보기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앞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관을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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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서울지역 구립도서관들이 휴관 중 비대면 도서대출에 나선 가운데 일부 구립 도서관에서 예약 시간과 대출 권수를 빡빡하게 운영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겨울방학으로 도서대출 수요가 늘고 있는 시기에 책 빌리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돼가고 있어서다.
11일 이데일리가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구립도서관 현황을 조사한 결과 노원구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비대면 도서대출 신청을 받아 신청 시간이 가장 짧았다. 강북구는 당초 강북문화정보도서관은 9시~10시, 나머지 5개 도서관은 오후 2~4시까지라고 공지했다가 각각 오전 9시~오후 12시, 오후 2시~5시로 바꿔 안내했다.
종로구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 24시간 내내 도서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다른 자치구들 역시 오전 9시~오후 2시, 오전 10시~오후 6시 등 5~8시간 동안 예약을 받았다.
대부분 도서관들이 예약 인원을 정해놓고 선착순 신청을 받다 보니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강동·강서·금천·양천·중구 등은 신청인원에 제한이 없지만, 나머지 구는 200~700명의 기준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신청 인원을 480명으로 정한 송파구는 관내 12개 도서관 규모에 따라 25~100명으로 나눠 비대면 도서대출을 해준다.
예약도서 대출 건수가 작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관악·성북· 광진· 마포·강서는 1인당 3권에 그치는 반면 중구와 금천구는 10권씩 빌려주고 있다. 그 외 자치구들은 5권씩 대출해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역 맘카페에서는 예약 대출제가 너무 빡빡하게 운영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강북구에 거주하는 한 맘카페 회원은 “도서대출 신청을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1분이면 선착순 30명이 마감돼 아예 이용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아이들 방학 과제인 독서노트 때문에 책이 많이 필요한데, 일일이 사서 좁은 집에 쌓아둬야 할 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마포구에 사는 한 주부는 “코로나로 인해 독서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지만, 도서관은 오히려 책이 필요한 시기에 문을 닫고 있다”면서 “1년 가까이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면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예약 도서대출을 더 늘리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일부 자치구는 최근 신청 가능 인원과 시간 조정에 나섰지만 겨울방학 기간 동안 늘어나는 도서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비대면 전달을 위한 사물함 설치 등에 공간적 제약이 있어 급격하게 예약대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내 구립도서관 운영을 지원하는 서울도서관은 각 자치구의 비대면 도서대출 방식에 대해서는 일일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일부 구는 코로나 방역 지원으로 비대면 대출을 축소하는 등 각 자치구의 사정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안심대출 등의 예약이 어렵다면 스마트도서관(지하철역사 내 무인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