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칼럼]최근 테슬라 모델X 사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by이승현 기자
2020.12.26 10:17:57
[이데일리 칼럼리스트=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얼마 전 서울 한남동에서 모델X가 충돌 후 화재 발생, 탑승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이 주목을 많이 받은 이유는 전기차라는 것 때문이었다.
우선 이번 차종은 테슬라의 고급 SUV 차종으로 바닥에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이용한 글로벌 최상위급 전기차종이다. 바닥에 배터리와 모터 등이 장착되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차종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도리어 문제점이 노출된 것이다.
원인은 왼쪽 앞 모서리가 벽과 부딪치면서 생긴 충격으로 플레임이 흔들리고 바닥에 장착된 넓은 배터리의 오른쪽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오른쪽 보조석 하단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현존하는 최고의 배터리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등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열이나 충격 등에 약하여 잘못화면 화재가 발생하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의 경우도 약 3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운행 중이던 같은 차종이 왼쪽 중앙분리대에 부닥치면서 배터리 부위에 폭발성 화재로 앞쪽 엔진룸이 통째로 사라지면서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과 유사하다.
이번 사건으로 열 및 충격 등에 약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성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이 된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12건의 코나 전기차 화재도 배터리가 원인이었다. 더욱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온도가 높은 열폭주 현상으로 커지면서 주변 소화기 등의 진화방법으로 진화가 어렵다. 그래서 상당부분의 차종이 전소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이번 사건을 보면 구난·구조에 있어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 차종은 뒷 도어가 팰콘 도어라 하여 위로 열리는 독특한 구조이고 외부 도어 손잡이도 팝업형태로 안으로 매립되면서 외부에서 손잡이를 잡을 수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손잡이는 수소 전기차 넥소 등 더욱 다양한 모델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구조는 전기차의 경우 전원이 나가면 외부에서 구난 시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 있다.
또 팰콘 도어는 문을 잡아주는 힌지가 위에 있어 차종의 특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또 구난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차종의 경우 손잡이 부분이 기계적 부분과 병합된 시스템이 아닌 전자적인 부분에만 의존하는 시스템일 경우 배터리 전원 차단으로 더욱 구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 다른 전기차만의 특성을 반영해 구난·구조를 해야 한다. 전기 화재 발생 시 일반 소화기와 다른 소화재료를 사용해야 하고 탑승자가 쓰러져 있으면 상황을 판단해 감전 등으로 쓰러졌을 경우 특수 복장 등으로 구난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최근 소방청의 전기차·수소전기차 구난·구조 매뉴얼을 감수하면서 고민한 부분이다. 더욱이 새로운 기능을 가진 신차가 도입되면 해당 기업이 소방청에 그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설명서를 제출하여 응급 시를 대비해야 한다.
네 번째로 전기차 급발진은 아직 정식으로 보고된 사항은 아직 없다. 이미 미국에서는 전기차 관련 급발진 신고건수가 100건 이상일 정도로 많아지고 있어서 이번 사건에 대한 향후 국과수의 판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의 안전성은 앞으로도 고민이 될 것이다. 최근 인기를 높이고 있는 미래 무공해차 중의 하나인 전기차가 이번 사건이나 화재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만큼 하루속히 원인과 대책이 요구된다.
일반 차종 대비 특수한 기능도 더욱 안전한 시스템이 되는 지 고민해야 한다. 편의성과 멋을 강조한 시스템이 도리어 악재로 되면서 탑승자의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제작사는 더욱 조심하고 재확인을 하여 비상 시의 안전성을 보장하여야 한다. 동시에 정부의 대국민 안정성 보장을 위한 인증과 확인절차가 중요하고 소방청도 더욱 면밀하게 모든 차종을 확인하면서 구난·구조 시의 골든타임을 늘리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 운전자도 자신의 차량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을 가질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