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K바이오] 코로나 치료제 개발 확률 얼마나 될까
by노희준 기자
2020.03.22 11:00:00
FDA 기준 임상 1상에서 품목 허가 승인까지 10%
임상 2상에서 품목 허가 승인까지 15%
임상 3상에서 품목 허가 승인까지 5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외를 불문하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실제 성공 확률에 관심이 쏠린다.
S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지난 10년간 FDA 임상에서 임상 1상에서 신약 승인까지 모두 통과할 확률은 평균 9.6%다. 90%이상이 실패한다는 얘기다.
임상 1상의 통과 가능성은 63.2%다. 1상은 소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치료 후보물질의 독성 등 안정성을 평가하는 단계다.
임상 2상은 임상 단계 중에서 가장 낮은 30.7%다. 100~3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최적의 투여량 등과 용법을 평가하는 단계다.
통상 1000~3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 검증하는 임상 3상은 성공률이 58.1%다.
임상 3상을 끝내고 이후 품목 허가를 받는 과정(NDA)을 통과할 확률은 85.3%로 임상 각 단계에서 가장 높다.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했지만 임상2상에서 실패한 렘데시비르(remdesivir)다.
하나투자증권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미국에서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동정사용(compassionate use)에서 단기간 내에 환자의 상태가 개선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동정사용은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 적응증에 승인받지 않은 의약품을 실험적으로 처방하게 하는 제도다.
선민정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많은 임상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중 기업이 스폰서인 것은 길리어드가 임상을 수행 중인 렘데시비르 임상 2건이 거의 유일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스폰서는 실제 임상 주체 내지는 임상의 비용을 지불하는 기관을 말한다. 길리어드가 직간접으로 임상에 나선 것은 이 두 건이 유일하다는 얘기다.
이 임상 2건은 임상 사이트(실시 병원)가 공개되지 않았다. 하나는 600명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이다. 환자모집은 완료됐고 오는 5월에 임상이 끝난다.
다른 한 건은 400명의 중증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이다. 역시 환자 모집이 끝났고 5월에 임상이 종료된다.
길리어드가 스폰서가 아닌 다른 임상까지 포함하면 렘데시브르 임상은 현재 임상 2상과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FDA에서의 각 단계별 성공확률에 근거해 단순 계산하면 임상 2상에서 시작해 최종 품목 허가 승인을 받을 확률은 15% 정도다.
임상 3상에서 시작해 최종 품목 허가를 승인받을 확률은 50%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