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웅의 언박싱] 추억의 과자 '치토스'가 치킨이 된다면

by이성웅 기자
2019.06.08 10:00:51

멕시카나, 롯데제과와 협업한 ''치토스 치킨 2탄'' 출시
양념 짠맛 강해 오히려 원작의 맛 해쳐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이종업계간 콜라보레이션(협업)이 넘쳐난다. 의류업계 내 브랜드 간 협업이 한동안 유행하더니 지난해엔 의류업계와 식품업계, 화장품업계와 식품업계간 협업이 화제가 됐다.

올해는 식품업계 내에서 독특한 협업이 눈에 띈다. 크라운제과가 SPC그룹의 베스킨라빈스와 손잡고 출시한 ‘아이스죠리퐁’부터 파파존스와 삼양식품이 협업한 ‘불닭 피자’도 등장했다.

식품업계 내에서도 특히 활발하게 협업을 진행 중인 곳이 치킨 브랜드 멕시카나다. 멕시카나는 수년 전부터 타 식품업체와 활발한 협업을 진행해왔다. 협업 대상 브랜드와 협업 식품 종류도 다채롭다.

△농심의 라면 ‘오징어짬뽕’의 맛을 치킨에 접목시킨 ‘오징어짬뽕 치킨’ △대상의 한식 브랜드 종가집과 협업한 ‘Mr.김치킨’ △롯데제과의 과자 ‘치토스’의 독특한 양념맛을 빌려온 ‘치토스 치킨’ 등이 있다.

최근엔 이 치토스 치킨 2탄이 등장해 직접 맛을 봤다. 1탄이 매콤달콤한 맛의 양념이었다면 2탄은 달콤짭짤한 콘스프맛 양념으로 만들었다. 1990년대 인기 과자였던 치토스, 그 중에서도 하늘색 포장지와 은은한 콘스프맛으로 인기를 끌었던 ‘치토스 화이트’를 치킨에 접목시킨 제품이다.

(자료=멕시카나)
배달 온 상자의 디자인부터 치토스의 포장을 고스란히 재현해놨다. 치킨이라는 두글자만 없으면 과자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다.

상자를 열면 콘스프의 달짝지근한 향이 물씬 풍겨온다. 치킨엔 치토스 화이트라고 하기엔 ‘치토스 옐로우(노란색)’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강한 노란빛의 양념이 뿌려져 있다.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치킨을 주문하면, 치토스 과자가 증정품으로 온다. 과거 오리온에서 출시했다가 단종된 치토스 화이트는 지난해 롯데제과에서 ‘치토스 콘스프맛’으로 복각해 재출시했다.

원작이 인기를 끌던 시기에도 워낙 즐겨먹었던 과자인지라 기대를 머금고 치킨을 먹었다. 첫 인상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콘스프의 풍미를 최대한 살리려고한 탓인지 양념이 지나치게 짰다. 원작 과자의 은은한 콘스프맛과는 거리가 멀었다. 치킨 옆에 동봉된 과자를 덜어놓고 번갈아 먹어보니 차이가 확실하게 느껴졌다.

코코넛이 들어간 전용소스 ‘엔젠코코소스’를 찍어 먹으니 그제서야 짠맛이 어느정도 중화됐다.

뼈를 발라내는 수고스러움이 싫어 순살 치킨을 주문했는데, 양념이 강한데다가 퍽퍽한 가슴살 중심으로 치킨을 만들어 자칫 쉽게 실증이날 수 있는 맛이었다.

과거의 추억을 살리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너무 강렬한 맛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 셈이다.

좀 더 양념맛을 중화시켜 원작을 충실해 재현한다면,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을 못 먹는 소비자들까지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는 맛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