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해 혐의 무기수 김신혜 다시 재판 받는다

by노희준 기자
2018.10.03 10:50:24

대법원, 최근 법원 재심 인용결정 검찰 재항고 기각
대법 "경찰, 영장 없이 압수수색...허위 조서 작성"
18년째 복역 중인 김씨...복역 중 무기수 재심 첫번째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18년째 복역 중인 김신혜(41)씨가 다시 재판을 받는다.

3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법원의 김씨 사건 재심 인용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판결 이외의 재판의 결정·명령에 대한 재불복)를 기각했다.

복역 중인 무기수(무기형을 선고받고 징역살이를 하는 죄수)의 재심 확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심은 확정 판결에 중대한 오류나 하자가 있을 때 재판을 다시 청구하는 제도다.

김씨는 2000년 3월 자신을 성추행한 아버지에게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김씨는 처음에는 범행을 자백했다. 하지만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동생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고모부 말에 자신이 동생을 대신에 벌을 받으려 거짓말을 했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유기징역 판단이 2심과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인정됐다. 이에 김씨는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같은 해 11월 경찰 수사의 위법성과 강압성이 인정된다며 재심을 결정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당시 “이 사건 수사에 관여한 경찰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허위로 압수조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에 항고했지만 지난해 2월 광주고법이 이를 다시 기각했다. 검찰은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최근에 대법원마저 검찰 재항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다만 김씨 무죄 주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는 없다며 김씨의 형 집행정지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김씨 재심은 1심 재판이 열렸던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