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돋보기]집값 광풍 중국도 부양책 펴는 도시가 있다
by김인경 기자
2017.05.06 09:00:00
베이징, 차등적 대출금리..또 다시 ''규제''펴는 시진핑 정부
3~4선 도시 살리기 위해 부양책 추진.. 교통망 확충
"3년전 대비 2배 급등..투기 막고 실수요 올리는 게 과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규제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최근 3~4년간 중국의 집값이 급등하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서 “집은 살기 위해 있는 것이지 투기 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중국 정부도 부동산 경기를 진작하기 위해 도로를 깔고 각종 혜택을 주는 곳이 있다. 바로 3~4선 도시다.
중국 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베이징 일부 은행들은 5월부터 2주택 보유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기준 금리의 120%로 적용하고 있다. 1주택 보유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그대로 적용을 하고 있지만 ‘차별적 금리인상’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진핑 정부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 시키기 위해 각종 규제카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베이징에서만 쏟아진 부동산 대책이 10개를 넘는다. 주택 대출 최저금리를 기준금리의 90% 이상으로 제한했고 대출을 받을 때 본인 부담 계약금 비율을 줄이기 위해 위장 이혼 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하기로 했다.
베이징 뿐만 아니다. 상하이나 광저우, 선전 등 소위 ‘1선 도시’들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부동산 불패신화까지 더해지며 과열이 심해지자 시진핑 정부는 1선 도시로 규제의 칼을 겨누고 있다.
다만 3~4선 도시는 분위기가 완전 다르다. 중국 정부는 인구 300~500만명의 중소도시인 3~4선 도시를 키우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과 직장인들이 1~2선도시로 모이며 빈집이 출몰했던 3~4선 도시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부동산 거래 취득세를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계약금 비율 한도를 집값 25%에서 20%로 낮추기도 했다.
집값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교통망을 확충하기 위해 ‘지난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장쑤성의 난퉁, 안후이성 우후시, 허난성 뤄양시나 네이멍구 자치구인 바오터우시 등 3~4선 지하철 건설사업을 잇따라 승인하기도 했다.
물론 3~4선 도시에 집중적으로 완화책을 이어가다 보니 이들 도시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유력 증권사인 방정증권(方正證券)에 따르면 허난성의 3~4선 도시 등은 2년 전인 2015년에 비해 아파트 가격이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1선 대도시의 상승세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빠른 경제성장 이후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의 지니계수는 매년 평균 0.4%포인트씩 하락했지만 지난해 0.3% 포인트 상승하며 46.5%를 기록했다. 지니계수가 1이면 완전한 불평등이라 본다. 불평등 수준이 최근 들어 다시 커진 것이다.
이 빈부격차는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공업 지역이 밀집된 동부 해안이 발달하는 동안 서부 내륙지역은 비교적 소외됐고 사회 불만도 늘어나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로선 어떻게든 3~4선 도시로 점차 성장의 온기를 나눠줄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개발과 부동산 진작책을 써야 한다.
다만 비관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3~4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근로자들의 귀향 때문이 아니라 일명 ‘큰 손’들의 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를 관리하며 3~4선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이 향후 시진핑 정부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