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그'부터 '포켓몬고'까지…게임은 '기회'다
by김용운 기자
2016.08.17 06:17:00
국내 게임산업 연매출 10조
오락 넘어 역사·사회구조 담겨
"기술진화 중심섰다"는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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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창
이경혁ㅣ336쪽ㅣ로고폴리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초 발표한 ‘2015 콘텐츠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게임산업의 매출액은 9조 9706억원이었다. 수출액 규모로 따졌을 때도 국내 게임산업은 29억 7383만달러로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 52억 7351만달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뿐인가.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는 8만 7200여명으로 광고산업 종사자 4만 7000여명, 방송산업 종사자 4만 1000여명의 두 배 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서 게임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방지하겠다며 시행한 ‘셧다운제’가 단적인 예다. 그러면서도 스마트폰게임 ‘포켓몬 고’의 인기를 보곤 창조경제의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고 치켜세우는 이중성을 보이기도 한다.
마흔 살을 목전에 둔 저자는 한국게임의 발전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자란 세대다. 1980년대 학교 앞 문방구에 설치한 20원짜리 게임기 ‘갤러그’를 시작으로 ‘버블버블’ ‘스트리트 파이터’ 등 오락실용 게임에 몰입했고 대학 때는 인터넷 보급을 앞당기며 PC방 창업과 e스포츠를 만들어낸 ‘스타크래프트’의 준프로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저자는 스스로 게임과 함께 성장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시절 영어사전을 뒤지며 ‘울티마’시리즈를 연마한 덕에 영어실력을 쌓았고, ‘심시티 2000’을 통해선 현대 도시행정을 간접 체험했다고 말한다. ‘문명’을 통해선 역사를 배웠고 ‘대항해시대’를 정복하기 위해 사회과부도를 끼고 살았다고 한다. 결국 게임키드에게 게임은 시간 떼우기용 오락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이었다는 것이다.
게임은 이제 한국콘텐츠산업을 이끄는 성장동력이며 톱스타들이 광고에 나설 정도로 대중문화의 주요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한국뿐만이 아니다. 구글에서 만든 ‘포켓몬 고’는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국가산업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임을 향한 모순적인 시선을 거둬내고 기술진화시대의 정점에서 문화·여가의 새로운 기회로 게임을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은 국내외서 유행한 여러 게임의 역사·사회학적 의미를 되짚으며 게임의 문화적 담론을 쉽게 풀어냈다. 숙련도로 고수 여부를 판가름했던 1980~90년대와는 달리 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고 순식간에 고수가 되는 최근 인터넷게임의 모습에서 사회구조적인 변화까지 읽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