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회복 시그널? SK에너지 수요예측 대박

by김인경 기자
2015.06.20 09:00:00

수요예측 단순경쟁률 3.22:1..7·10년물 증액
등급 하락 우려적고 정제마진도 개선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제유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정유업체를 바라보는 회사채시장의 시각도 따뜻해지고 있다. SK에너지(096770)가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대박’을 터뜨리며 증액까지 하게 됐다. 여타 발행사에선 미매각 되거나 민평금리 이상인 희망밴드 상단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모습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에너지(096770)(AA)는 25일 3년물 회사채 800억원, 7년물 1700억원, 10년물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모두 원유대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당초 SK에너지는 3년물 800억원, 7년물 1000억원, 10년물 700억원 등 총 2500억원의 회사채를 모집하려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자금이 몰리며 증액을 하게 됐다. 3년물에는 2800억원이, 7년물에는 3300억원이, 10년물에는 1950억원이 몰리며 단순경쟁률은 3.22대1을 기록했다. 금리 역시 3년물과 7년물은 현재 민평금리 수준으로, 10년물은 -10bp에서 결정됐다.

SK에너지보다 하루 앞서 수요예측을 한 같은 AA급 롯데쇼핑(AA+)의 경우, 5년물과 10년물 모두 밴드 상단에서 금리가 결정되고 5년물의 경우 200억원 미매각됐다. A급인 대신 F&I와 한화건설 역시 밴드 상단에서 결정, 민평 금리보다 더 높은 발행금리를 기록하게 됐다.

14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도전한 현대미포조선 역시 총 2000억원 수요예측 결과 1800억원 가량의 미매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데다 일부 업종에서는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반적으로 크레디트 매수 심리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SK에너지만 민평금리나 그 이하의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며 “과도하게 약세를 보였던 정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은 유가 변동성이 잦아든 만큼, 정유업에 대한 우려 역시 사라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지난 18일 (현지시간)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0.88% 상승하며 배럴당 60.45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유가는 연초 대비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또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며 실적 역시 개선되는 모습이다.

또 산업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고 기간산업적인 특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A급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드물다는 판단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종의 경우, 중국 증설 등에 따른 구조적 수급 문제로 중장기적인 실적 유지는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지난해 같이 심각한 수준의 수익성 악화가 또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