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유가족 'KBS 보도국장 사과요구', 청와대-KBS 항의 방문

by정재호 기자
2014.05.09 08:29:20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서울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세월호 유족 120여명은 8일 오후 9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10분쯤 서울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가지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현장에는 경찰력 700명이 배치됐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KBS 사장의 사과방송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파면을 요구하며 면담을 요청했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35분쯤 건물로 들어갔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청와대 쪽으로 방향을 틀어 9일 오전 3시50분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청와대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에 가로막혀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바닥에 주저앉아 항의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KBS 항의 방문과 관련해 KBS 측은 9일 보도 자료를 내고 즉각 해명에 나섰다.

KBS 측은 KBS 항의 방문에 대해 “8일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면서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서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가 교통사고 피해자보다 적다고 발언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KBS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김시곤)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KBS 항의 방문 뒤 ‘김시곤’ 및 ‘KBS 보도국장’, ‘김시곤 KBS 보도국장’ 등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리며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유가족들은 9일 오전 7시 현재 청와대 입구 근처에서 밤새워 연좌시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