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태현 기자
2011.08.26 08:42:18
LG전자 실적 부진으로 부품 납품 회사 실적 동반 악화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LG전자(066570)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이노텍, LG U+ 등 LG 전자 계열사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LG전자에 반도체 제품을 공급해왔던 하이닉스반도체(000660)도 영향을 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분기 15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은 14조3900억원. 영업이익률은 1.1%에 그쳤다. 100원어치 제품을 팔아 이익이 1원 남았다는 뜻.
특히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의 부진이 뼈아프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4년 만에 분기별 적자를 발표한 이후 5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MC사업본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는 전제 분기별 실적이 영업적자로 추락하기도 했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다. 그동안 LG전자의 캐시카우(성장성은 낮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역할을 해왔던 가전과 에어컨 사업 역시 원자재가 상승 등의 악재로 시련을 겪는 중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에 부품 등을 납품해왔던 회사의 실적과 영향력도 악화되고 있다. LG전자는 TV 제품 대부분에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하고 있다.
LG전자의 TV 물량이 축소되면 LG디스플레이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 TV 패널 사업에서 LG전자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0%에 달한다.
이미 LG전자는 올해 TV 판매 목표를 내부적으로 4000만대에서 3200만대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TV 수요 자체가 부진한데다 야심 차게 선보인 `시네마 3D TV` 역시 3D TV 시장 전반의 부진 속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011070) 역시 LG전자 실적 악화에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LG이노텍의 주요 제품은 TV 등에 탑재되는 LED와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 등이다. LG이노텍 매출액 중 LG전자에 대한 비중이 60%에 달하는 만큼 LG전자의 부진은 치명적일 수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은 83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며 "주거래회사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개선되기 전에는 판가 하락 압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LG의 이동통신 계열사인 LG유플러스(032640)(U+) 역시 LG전자 스마트폰의 경쟁력 부족으로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부진의 여파는 엉뚱한 하이닉스반도체에도 튀고 있다. LG전자가 휴대폰에 탑재하는 반도체 중 많은 부분을 하이닉스에서 공급받고 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라는 막강한 우군을 가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그것과 비슷하게 LG전자는 지금까지 하이닉스의 캡티브 마켓(전속시장)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