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봄바람 불때 준비해야 찬바람 불때 웃는다

by조선일보 기자
2007.04.05 08:41:49

미리 준비하는 연말정산 작전3
‘넥타이부대’ 세금은 늘고 한숨도 느는데…

[조선일보 제공]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남자 직장인 다섯 명 중 한 명(21.6%)이 ‘1년 중 가장 피하고 싶은 날은 연말 정산일’이라고 대답했다. 여성 직장인들 중에서는 명절, 회식에 이어 피하고 싶은 날 3위(15.6%)로 나왔다.

하지만 귀찮다고 해서 연말 정산을 포기할 수 없다. 연말 정산은 매월 꼬박꼬박 월급 명세서에서 빠져나가는 근로소득세에 제대로 ‘앙갚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미리 빠져나가는 근로소득세가 큰 폭으로 늘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월급 300만원을 받은 직장인이 올해 6% 임금이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독신자라면 정부가 매달 미리 떼 가는 근소세가 18만4480원이 된다. 지난해 14만3920원에 비해 월 28.3% 늘어난 셈이다. 1년으로 치면 48만6720원이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연말 정산을 통해 적극적으로 미리 낸 세금을 환급받는 길을 찾아야 한다. 찬바람이 불고, 연말 신문 재테크 코너에 ‘연말 정산 안내’가 쏟아져 나올 때 준비하면 늦다. 늦어도 4월부터 연말 정산을 준비해야 한다.


맞벌이를 하는 부부라면 회사에서 각자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떼 비교해 보자. 깨알 같은 글씨들 한 귀퉁이에 ‘종합소득 과세표준’ 항목이 있다. 만약 둘 중 한 사람이 이 항목에 4000만원이 넘는다면, 그 사람에게 연말 정산 포인트를 지금부터 몰아 줘야 한다. 4000만원 이하냐, 초과냐에 따라 누진세율이 각각 18.7%, 28.6%로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두 사람 모두 과세 표준을 4000만원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보험료, 연금저축, 신규 주택담보대출 등을 소득이 많은 사람의 명의로 미리미리 돌려 놓자.


장기주택마련(장마)저축·펀드는 최고의 절세(節稅)상품이다. 18세 이상 세대주로 무주택자이거나 공시가격 3억원 이하 국민주택 규모 주택 1채를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가입할 수 있다.



원래 지난해 없어질 상품이었는데, 2009년까지로 판매시한이 늦춰졌다. 7년 이상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는데, 그보다 중요한 것이 연말 정산 소득 공제 혜택이다.

이 상품은 분기당 300만원까지만 불입할 수 있는데, 소득 공제는 불입 금액의 40%, 연 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300만원 소득 공제 혜택을 다 받으려면 연 750만원을 넣어야 한다는 얘기다.

절세 목적으로 4월부터 시작한다면 분기당 250만원씩 넣으면 된다. 300만원 소득 공제 혜택을 무시하지 말자. 연봉 4000만원이라면 연말 정산 때 최고 56만1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두세 달치 갑근세에 해당한다.

금리는 연 4.5~5.2%(7년 만기) 수준인데 은행마다 차이가 난다(금리 비교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 www.kfb.or.kr ).

다만 5년 이내에 해약하면 그동안 받았던 소득 공제 혜택을 다 돌려줘야 한다. 5년 내에 집을 사거나 결혼으로 목돈을 쓸 계획이 있다면 신중하게 생각하자.


전문직 회사원 박모(여·35)씨는 함께 사는 친정 엄마에게 부탁을 했다. “물건을 살 때 될 수 있으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되, 꼭 내 전화번호 불러 줘야 돼”라는 말과 함께. 현금영수증에 대한 소득 공제(연봉의 15%를 초과하는 사용금액에 대해 15% 소득 공제)를 최대한 늘리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원 직장인이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소득 공제 한도(500만원)를 몽땅 받으려면 연 3933만원어치를 써야 한다. 이 경우 연말에 최고 93만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말 정산 잘하자고, 소득 대부분을 써버릴 수는 없는 일. 따라서 부양 가족들도 현금영수증 사용을 생활화하는 게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