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장관 “다리가 아파서”…MWC 불참, 장관급 세션은 어떡하나?

by김현아 기자
2023.02.21 08:30:21

망 투자와 대가 다루는 장관급 프로그램 연설도 참석 못 해
홍진배 실장이 대참할 듯..ICT주무부처 장관 불참은 이례적
통신사와 불편한 관계도 영향미친 듯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오는 27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23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 장관은 어제(20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를 찾아 ‘K-네트워크 2030 전략’에 대해 논의한 행사를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나 “관절염이 심해 건강상의 이유로 MWC 참관이 어렵게 됐다. 한 달치 약을 받아 먹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다리가 아프셔서 넓은 전시장을 돌기 힘드시다. 통풍이 심하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을 다루는 주무부처 장관이 행사 1주일도 남겨놓지 않고 갑자기 불참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과기정통부 장관은 코로나19로 행사가 열리지 않았던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MWC를 찾아 통신사, 스타트업 등 한국의 전시 기업들을 격려하고 현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의 디지털 전략을 소개해왔다.

특히 이번 MWC에서 이 장관은 오는 28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하는 장관 프로그램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그는 디지털 혁명을 달성하기 위한 네트워크에 투자하는 주제를 다루는 (Network Investment: Delivering The Digital Revolution)’ 세션에서 도이치텔레콤, 사우디텔레콤, GSMA 등 통신사와 메타, 넷플릭스 등 빅테크의 정책 담당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격론을 하는 자리에 참석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

여기에는 레나테 니콜라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국장도 참석한다. 해당 세션은 우리나라에서도 ‘구글·넷플릭스 통신망 무임승차 방지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중인 가운데 열려, 관심이 집중됐던 행사였다.



과기정통부는 이종호 장관의 불참에 따라, 해당 세션에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이 대참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현지 기자간담회도 홍 실장 주도로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후 대책은 GSMA 측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의 불참은 최근 통신사와 불편한 관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장관이 건강상의 이유로 중요한 국제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대통령이 통신시장 과점 해소와 경쟁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언급한 상황이어서 국내외 통신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국제 행사에 참여하는 걸 꺼린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대통령 발언이후 긴급하게 ‘통신시장 경쟁촉진 TF’를 구성하고, 어제 1차 회의를 열었다. 새로 구성된 TF는 박윤규 제 2차관이 반장을 맡았고,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전파 등 학계,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승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전파자원본부장,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교수, 여재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문규 서울시립대 교수, 이민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실장,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본부장, 김도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 부사장,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용규 한양대 교수등이 TF에서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