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쑤는 핀터레스트, 행동주의 엘리엇은 왜 타깃으로 삼았나
by이정훈 기자
2022.07.16 11:16:51
월가 대표 행동주의 엘리엇, 핀터레스트 지분 9%대 매입
단일 최대주주 등극…조만간 회사측에 공개제안 내놓을듯
핀터레스트, 이용자수·주가 추락에 창업주 CEO도 물갈이
엘리엇, M&A 요구설 솔솔…"비용통제 강화로 주가 높일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주로 이미지를 공유하는 미국의 소셜미디어(SNS)업체인 핀터레스트(PINS)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월가를 대표하는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 회사 지분 9% 이상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살아난 덕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핀터레스트 주식은 전일대비 16.17% 급등해 20.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주가는 0.4% 이상 더 뛰었다.
최근 이용자수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핀터레스트는 지난 5월24일 장중 16.14달러를 찍으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이날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지금까지 44%에 이르는 주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여러 현지 언론들은 엘리엇이 핀터레스트 지분을 9% 이상 확보한 뒤 현재 회사 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분 확보로 엘리엇은 핀터레스트 단일 최대주주가 됐다.
아직까지 엘리엇과 핀터레스트 측이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저평가된 특정 회사를 타깃으로 지분을 인수한 뒤 대규모 투자를 통해 회사에 큰 변화를 줌으로써 지분 가치를 높여 수익을 내왔던 엘리엇의 전력을 보면 이번에도 핀터레스트 측에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전 세계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가 전년대비 6%나 줄어들었던 핀터레스트는 지난달 이미 사업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기존 벤 실버만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다. 이후 전자상거래부문 강화를 위해 구글커머스를 이끌던 빌 레디를 후임 CEO에 앉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엘리엇이 핀터레스트와 인수합병(M&A)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업계에서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업체인 페이팔의 핀터레스트 인수설이 돌기도 했다. 지금은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 실버만은 공동 창업주로서 여전히 이 회사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지금과 같은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을 지는 엘리엇이 회사 측에 어떤 걸 요구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미국 재테크 전문지인 머틀리크루는 “이날 주식시장 상황을 보면 시장 참가자들 역시 핀터레스트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엘리엇 측에 회사에 변화를 위한 공개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아마 대대적 사업 정비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사업 성과와 주가 실적은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엘리엇이 M&A보다는 현실적인 비용 통제나 자사주 매입 확대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 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는 쪽도 있다.
저스틴 패터슨 키뱅크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현재 핀더레스트는 이용자수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서도 올해 계획던 영업지출이 매출 성장세를 웃돌 정도라 엘리엇 입장에선 비용 통제를 보다 엄격하게 하면 프리캐쉬플로우(FCF)나 마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M&A 논의가 협상에 오를진 확실치 않지만, 당장 엘리엇 입장에서는 최근 교체한 레디 CEO 등 현 경영진에 대한 재평가와 사업전략에 대한 재검토 등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런 세부 내용에 따라 급등했던 주가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