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합작공장…북미 공략 강화
by함정선 기자
2022.03.24 08:33:28
총 4.8조 투자해 2024년 상반기 양산 돌입
45GWh 생산능력,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 라인도 건설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함께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두 회사와 캐나다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서 투자 발표 행사를 열고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캐나다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산업부 장관, 스텔란티스 마크 스튜어트 COO(최고운영책임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화상으로 “이 같은 파트너십은 수천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 세대가 살아갈 캐나다의 친환경적 환경 및 경제를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작 공장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 설립된다. 총 투자 금액은 4조8000억원,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신규 공장의 생산 능력은 2026년 기준 45GWh다. 양사는 배터리 셀 뿐만 아니라 모듈 생산 라인도 건설할 예정이다. 생산 물량은 향후 크라이슬러, 지프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들이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한다.
양사는 합작공장이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의 북미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핵심 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Carlos Tavares)스텔란티스 CEO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은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서의 전기차 판매량 5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격적인 전동화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품질·성능·원가 등 모든 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핵심 고객인 스텔란티스에 공급할 것”이라며 “신규 합작공장을 계기로 양사 모두 미래 전기차 시대 개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 부사장이 23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서 개최한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합작공장’ 투자 발표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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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작년 1월 출범했다.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으며 산하에 크라이슬러, 피아트, 마세라티, 지프, 씨트로엥 등 14개 브랜드가 있다.
이번 애리조나 원통형 독자 공장과 캐나다 온타리오주 합작법인 투자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00GWh + α’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200GWh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2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투자로 LG에너지솔루션은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가속화를 위해 지원책 마련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30년 미국 내 신차의 50%를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하는 목표를 위해 대규모 보조금 지급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으며, 배터리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 5년간 5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북미 전기차(EV+PHEV 기준) 배터리 시장은 2021년 46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만 58%에 달한다.
스텔란티스를 비롯해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강화 및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관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제조지능화 등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도입과 미국 미시간 공장 운영 경험 전파 등을 바탕으로 북미 공장들의 생산 효율화를 극대화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배터리 시장에서의 리더십 지위를 강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새로 건설하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텔란티스 파우치 배터리 합작공장과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에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와 물류 자동화 등 최신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을 전격 도입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객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양산 노하우·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더해 북미 배터리 사업의 리더십을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기술 선도 업체 독일 지멘스와 ‘제조 지능화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불량 탐지와 수율 안정을 위한 제조 지능화 솔루션 개발 등을 목적으로 머신러닝 분야 세계적 석학인 변경석 박사를 CDO(Chief Digital Officer, 최고디지털책임자·전무)로 영입했다.
또한 전 세계 생산라인 영상을 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 시스템을 만들어 설비·공정 이상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팩토리 모니터링 컨트롤 센터(Factory Monitoring Control Center·FMCC)’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은 미국의 미시간 공장과 GM과 함께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제1~제3 합작공장에도 전격 도입하고 있다.
또한 2012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한 미국 미시간 공장의 운영 경험을 살려 신규 공장이나 합작 공장에 축적한 양산 노하우를 전파하거나 숙련된 생산 인력을 파견하는 등 여러 가지 지원을 통해 북미 전체 공장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