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th SRE][Worst]KAI·대신F&I, 여전히 발목잡는 불확실성

by이후섭 기자
2019.05.15 06:38:21

KAI, 회계논란·수주위출 우려 여전…대신F&I도 재무부담 지속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와 대신에프앤아이(이하 대신F&I) 신용등급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의구심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이어지고 있다. KAI는 방산비리와 잇단 회계 논란, 미국 고등훈련기(APT) 사업 무산으로 인한 수주 위축 등이 발목을 잡았다. 워스트레이팅 단골손님 대신F&I의 경우 ‘나인원 한남’ 사업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29회 SRE에서 신용등급 적절성을 묻는 질문(워스트레이팅)에 KAI는 20표(11.1%)를 받아 효성캐피탈과 함께 공동 10위에 올랐다. 지난회 2위까지 올라갔던 순위에 비하면 상당히 내려왔지만, 여전히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은 KAI의 신용등급 적정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20표 중 16표가 KAI의 신용등급을 현재 ‘AA-’보다 낮게 부여해야 한다고 평가했으며, 특히 KAI의 워스트레이팅에 표를 던진 크레딧 애널리스트 7명은 모두 KAI의 신용등급을 낮춰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KAI는 지난 26회 워스트레이팅에 편입되자마자 1위를 차지한 이후 지난회까지 3회 연속 3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용평가사 3곳은 현재 KAI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017년 방산비리 악재에 이어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 KAI의 신용등급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에는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방산비리 및 분식회계 의혹 관련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또다시 회계처리 관련 이슈가 제기되며 회사 내부 회계시스템의 안정적 작동 여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9월 기대하던 미국 APT 사업자 선정에서 밀리면서 수주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4000억원에 불과했던 수주는 다행히 4분기 425사업, B737 미익구조물 등 수주로 만회하며 연간 목표치 2조7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올해 수주액은 전년대비 16.4% 줄어든 2조4000억원으로 완제기 수출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AI가 올해 민수사업 확대로 실적 정상화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KAI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5.7%, 25.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KF-X 사업 매출액이 전년대비 25.4% 증가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KAI는 T-50의 이라크 납품 자금이 회수됐고, 수리온 헬기 납품도 진행되고 있다”며 “항공기 기자재도 납품하고 있어 연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신F&I는 13표(7.2%)를 받아 대한항공 ABS·한국토지신탁과 함께 공동 16위에 올랐다. 25회SRE(2017년 4월 설문)부터 4회 연속 머물렀던 10위권에서는 벗어났으나, 여전히 시장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회사는 100% 자회사인 디에스한남을 통해 총 사업비 1조4000억원 규모의 나인원 한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임대분양 방식으로 변경된 나인원 한남은 4년간의 임대의무기간 종료 후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초기 임대계약률이 90%를 초과했고, 지난해 10월 6000억원 규모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이 이뤄짐에 따라 임대사업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다소 경감됐다.

다만 사업구조 변경으로 수익창출 시점이 장기간 지연됨에 따라 늘어난 재무부담이 상당시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말 433.5%였던 회사의 부채비율은 나인원 한남 개발사업으로 인해 지난해말 기준 647.2%로 치솟았으며, 자기자본에서 디에스한남 익스포저(1918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41.9%에 달한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