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th SRE][SURVEY]신용등급 신뢰도 더 높아졌다

by박수익 기자
2017.05.30 07:00:00

신용등급 신뢰도 5점 만점에 3.57점…10년래 최고
크레딧시장 전문가 신용평가 품질개선 노력에 호응
등급조정속도 78% `적당하다`…채권매니저는 불편
개별신뢰도 KIS-KR-NICE 변동없지만 상향 평준화

25회 SRE 조사결과 신용평가사 3사 신용등급의 전반적 신뢰도는 5점 만점에 3.57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다.(자료: SRE)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를 바라보는 크레딧시장의 평가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신용등급 신뢰도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등 개별 회사 신뢰도 역시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크레딧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신평사의 등급·보고서 등 전반적인 품질개선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품질이 좋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는 등급신뢰도의 ‘선행지표’ 성격을 가진다. 다음 설문에서도 긍정의 선순환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4월 7일부터 13일까지 증권·자산운용·은행·보험·연기금·공제회에 속한 회사채 전문가를 대상으로 25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을 진행했다. 회사채업무 경력 1년 미만을 제외한 유효응답자는 151명이며 담당업무별로는 △채권애널리스트 50명 △채권매니저 70명 △채권브로커 8명 △IB 등 기타 23명이 응답했다.

25회 SRE에 참여한 시장전문가들은 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가 발표하는 신용등급의 전반적인 신뢰도를 5점 만점에 3.57점으로 평가했다. 이는 2015년 10월 실시한 22회 조사이후 3회 연속 상승이며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다.

최근 등급신뢰도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크레딧애널리스트의 긍정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50명의 크레딧애널리스트는 5점 만점에 3.80점의 신뢰수준을 보이며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신용평가자료 이용 비중이 61% 이상인 응답자(94명, 3.69점), 회사채 업무비중이 61% 이상인 응답자(68명, 3.69점)의 신뢰수준도 시장평균보다 높았다. 신용평가 이해도가 높고 업무 연관성이 높은 응답자들이 더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긍정평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채권매니저 70명의 등급신뢰수준은 3.31점으로 전체 평균(3.57점)보다 낮았다. 크레딧애널리스트들의 긍정적 평가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크레딧애널리스트란 동일 직업군에서도 어디에서 월급을 받고 있느냐에 따라 다른 응답성향을 보였다.

증권사에 속한 애널리스트 23명의 신뢰수준은 4.0점인 반면 자산운용사에 근무하는 애널리스트 16명은 3.56점으로 증권사소속 애널리스트와 격차가 적지 않았다.

채권매니저와 운용사 소속 애널리스트의 등급신뢰수준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SRE자문단의 한 위원은 “최근 등급 수준의 계속하락한 가운데 신평사들이 조선업 등 일부 업종에 대한 등급조정에 불편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운용사 소속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급을 떨어뜨렸는데 신평사 스스로 확신도 없으면서도 부담을 덜기 위해 특정산업 이슈가 생기면 키맞추기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신용등급 조정 속도`를 물어본 결과 `적당하다`는 응답이 78.1%로 나타났다. 지난 설문(66.9%)보다 높았다. (자료:SRE)
신용평가사의 등급조정 속도를 묻는 설문에서는 응답자 78.1%(118명)이 ‘현 수준의 등급조정 속도는 적당하다’고 답했다. 지난 설문(66.9%)보다 적당하다는 비율이 높았다. 다음으로 ‘아직 느리다. 더 빠르고 폭 넓게 내려야한다’는 11.9%(18명), ‘너무 빠르다. 더 천천히 하향 조정해야한다’는 7.3%(11명)이었다. 직전 설문에서 두 항목의 응답률은 각각17.5%, 13.1% 였다. 느리거나 빠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줄고 적당하다는 응답이 늘어났다.



‘이제는 등급 상향추세로 전환할 때가 됐다’는 응답은 4명(2.7%)으로 직전 설문(2.5%)에 이어 일부 채권매니저 중심으로나오는 소수의견이다. 시장 전반적으로는 신용등급 상향추세로 전환할 분위기는 여전히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국내 3대 신용평가회사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71개(평가사별 중복 포함) 기업등급을 올렸고 209개 기업을 내렸다. 이번 조사기간인 작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는 12개기업 등급을 올렸고 36개 기업을 내렸다.

등급신뢰도와 함께 보조지표로 조사하는 등급전망(Creditoutlook)·감시(Credit watch) 제도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17점으로 직전 설문(3.22점)보다 소폭 하락했다. 크레딧애널리스트그룹 만족도는 직전 설문과 같았으나 채권매니저그룹이 3.04점에서 2.91점으로 하향 평가했다. 반면 등급변동 조건을 제시하는 트리거(Trigger)는 5점 만점에 3.54점으로 직전 설문(3.46점)보다 높았다.

다만 21회(2015년 4월)설문부터 조사한 트리거 만족도는 조사 첫 회(3.60점) 기대치를 아직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트리거 역시 크레딧애널리스트그룹은 3.78점으로 평균보다 높은 반면 채권매니저그룹은 3.33점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25회 SRE 설문 결과 신용평가 3사의 등급신뢰도는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됐다. 한신평과 한기평의 격차는 줄었고 NICE신평 신뢰도 역시 지난 설문보다 올라갔다.(자료: SRE)
25회 SRE는 그동안 설문 전반부에 배치한 신용평가사 신뢰도 평가를 가장 마지막 항목으로 배치해 종합평가 개념으로 응답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존의 등급조정 적시성 평가를 ‘평가사별 신용위험에대한 선제적 의견제시 적절성’, 기존의 투자자소통 평가는 ‘평가사별 신용평가 품질개선 노력’이란 항목으로 각각 변경했다. 이러한 질문에 먼저 답을 한 이후 신용평가 3사의 개별 신뢰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설문 결과 평가사별 품질개선 노력은 5점 만점에 한신평 3.65점,한기평과 NICE신평은 각 3.56점으로 집계됐다. 평가사별 선제적 의견제시 적절성은 한신평 3.62점, 한기평3.46점, NICE신평 3.42점 순이다. 이를 반영한 평가사별 등급신뢰도는 한신평 3.70점, 한기평 3.66점, NICE신평 3.39점이다.

한신평은 3개 항목 외에 등급보고서·이슈보고서·세미나 만족도 설문에서도 1위를 유지했다. 한기평은 모든 분야에서 2위를 유지했지만 한신평과 격차를 줄였다. NICE신평도 앞선 두 곳과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개별보고서 평가(베스트리포트)에서는 최다 득표를 차지했다.

담당업무별로 살펴본 신평3사 등급신뢰도. 크레딧애널리스트는 한신평, 채권매니저는 한기평, 채권브로커는 NICE신평에 각각 높은 신뢰를 보였다. 이를 종합한 전체응답자 신뢰도는 한신평-한기평-NICE신평 순이다.(자료; SRE)


25회 SRE는 `평가사별로 기업 신용위험 변화와 관련, 선제적 의견제시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평가하는 항목을 만들었다. 기존의 `등급 조정 적시성` 항목을 보다 구체적으로 묻기 위함이다. 채권매니저들은 다른 응답자군에 비해 불만을 나타냈다.(자료:S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