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5.05.12 07:00:00
S&P, 1월 현대차 3개사 'BBB+'에서 'A-'로 등급 상향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10조원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실패 이후 재시도.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서 ‘의문부호’가 붙은 현대차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사뭇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일본의 공격적인 엔저 속에서도 수익성을 차근차근 개선했다는 평가다.
지난 1월30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현대차와 기아차, 그리고 현대모비스 3개사의 장기 기업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높였다. S&P가 현대차 계열의 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지난 2012년 3월(‘BBB’->‘BBB+’) 이후 2년 10개월 만의 일이다. 이와 함께 계열사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역시 ‘A-’로 상향했다.
S&P 측은 현대·기아차의 실적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원화 강세나 엔화 약세, 가파르게 추락한 루블화 환율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다사다난한 내부 소동과 외부의 환율 충격 속에서도 면역력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89조2563억원, 영업익은 7조749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매출액은 47조970억원을, 영업익은 2조5725억원으로 집계됐다.
S&P 측은 “양사 합산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이 2011~2013년 11~12% 수준에서 2014년 다소 하락했고 원화 추가 강세와 차량 판매 인센티브 확대를 가정할 때 2015~2016년에도 작년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여전히 글로벌 자동차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수익성인 10%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도 시각은 갈린다. 무디스와 피치의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은 각각 ‘Baa1’과 ‘BBB+’를 보이고 있다. 한 노치 차이에 불과하지만 A와 B의 등급의 간극을 넘으려면 매출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북미와 유럽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다소 주춤하고 있다”며 “A급에 해당하는 규모를 갖추려면 시장점유율과 수익성 확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무디스가 A로 평가하는 도요타(Aa3) 1년 매출액은 27조538억엔(247조원)으로 현대차의 2.7배에 이른다. 현대차의 매출액은 판매대수가 한참 모자라는 BMW나 일본 닛산과 유사한 매출액이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중국 허베이성과 멕시코 몬테레이의 공장 증설을 통해 판매 볼륨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40여 개에 불과한 라인업을 다양화해 글로벌 시장 내 장악력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1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1회 SRE는 2015년 5월1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문의: stoc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