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밀린 월급 빨리 주세요"…외국인 임금체불 실태 보니

by서대웅 기자
2024.09.08 11:01:39

올해 1~7월 외국인 임금체불 700억원…피해자 10명중 1명꼴
외국인에 매년 1200억원 임금 안줘
30인 미만 제조업·건설업 집중
김위상 의원 "특별대책 마련해야"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올해 임금체불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인 가운데 올해 발생한 외국인 근로자 임금체불도 700억원 가까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18일 오후 서울 민주노총에서 열린 ‘고용허가제 20년, 무권리 강제노동, 차별과 착취 피해 이주노동자 증언대회’에서 이주노동자 찬드 씨가 증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외국인 근로자 임금체불 금액은 총 699억3900만원이다. 4124개 사업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1만4913명의 임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내외국인을 합친 전체 체불금액은 1조2261억원이다. 상반기까지 1조436억원으로, 반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후 7월 한 달 1800억원 이상 더 늘었다. 피해 근로자는 17만5317명이다.



전체 임금체불에서 외국인 근로자 체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액수로는 5.7%, 피해 근로자 중에서는 8.5%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외국인 취업자 수가 92만3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41만6000명)의 3.2%를 차지한 것과 단순 비교해보면,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임금체불을 겪는 비율이 더 높은 셈이다.

최근 5년간을 보면 매년 1200억원 안팎의 외국인 임금체불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1~7월 기준 외국인 근로자 임금체불액은 30인 미만 사업장(5인 미만 343억원·5~29인 283억원)에서 90%가 발생했고, 업종별로는 제조업(307억원)과 건설업(267억원)에 집중됐다. 이는 고용허가제(E-9) 등으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소규모 제조업·건설업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김위상 의원은 “임금체불은 근로자의 삶을 망가뜨리는 중차대한 민생범죄인 만큼 외국인 역시 내국인과 동일한 잣대로 보호받아야 한다”며 “외국인 임금체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30인 미만 제조업·건설업 사업장에 대한 특별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