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성 기자
2020.07.04 09:05:53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42)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플랫폼을 만들기 어렵다면 플랫폼에 올라타라!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격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언택트(untact) 문화’가 갑자기 우리 일상으로 파고들면서 특히 정보기술(IT) 기반의 신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 여파로 경제가 악화되면서 고용 불안감 또한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5월에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30~40대 직장인 23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퇴사 불안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최근 회사의 사정 등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퇴사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76.4%를 차지했다.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은 코로나19 사태로 퇴사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접촉 기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판매·서비스직의 경우 ‘퇴사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직장인 비율이 81.0%로 가장 높았다.
4차 산업혁명의 촉발과 고용 불안이 동시에 작용하는 현재, 고민 많은 직장인들은 돌파구의 하나로 창업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업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방법은 ‘플랫폼(platform)을 만들거나 플랫폼에 올라타는 것’이다.
먼저, 플랫폼을 만드는 방법과 사례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의 의미와 파급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짚어보자.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첫 번째 키워드로 ‘플랫폼’을 꼽고 있다. ‘플랫폼’은 사람들이 기차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평평하게 만든 장소, 즉 승강장을 말한다. 목적은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하거나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특징을 차용한다. 플랫폼은 열차를 타기 위한 물리적 공간, 즉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기 위해 무조건 가야만 하는 곳이다. 따라서 플랫폼에는 사람들도 모이고 물건들도 모인다. 19세기에 증기기관차로 수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산업혁명을 촉발한 곳도 바로 이 플랫폼이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 플랫폼의 역할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갔고, 플랫폼이 디지털 시대에 핵심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구축한 플랫폼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된다. 이런 플랫폼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반 플랫폼을 만든 기업들은 어떤 파급력을 갖고 있을까? 2006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고 모두 에너지와 금융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6년에는 1위에서 5위까지가 모두 플랫폼 기업(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이었다.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스콧 갤로웨이(Scott Galloway) 교수는 현 시대를 장악하는 기업들 중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4개사를 일컬어 ‘디지털 4대 깡패’라고 했다.
플랫폼을 만들어 기업이나 소비자가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면서 자신들은 이익을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제조업을 대표하는 제너럴모터스(GM)가 1908년 창업 이후 기업가치 680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7년이지만, 신생 플랫폼 기업인 우버는 이를 불과 5년 만에 달성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140년 역사의 세계적인 제조기업이자 혁신기업으로 정평이 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시가총액을 2015년 11월에 추월했다. GE는 종업원이 수십만 명이고 160여 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데, 페이스북은 종업원이 2만여 명에 직접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실상 없다.
미디어 전략가인 톰 굿윈(Tom Goodwin)은 2015년 3월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부동산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도 호텔 비즈니스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 191개국 3만 4,000개의 도시에서 300만 개의 숙소와 1억 6,000만 고객을 확보한 에어비앤비는 4,400개의 호텔에 65만 5,00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세계 최대 호텔기업 인터컨티넨탈 그룹이 65년에 걸쳐 이룩한 업적을 단 4년 만에 달성했다. 대규모 인력이나 공장, 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은 성장도 빠르다. 과거 기업들은 시장가치 10억 달러가 될 때까지 성장하는 데 평균 20년이 걸렸지만 페이스북은 6년, 에어비앤비는 채 3년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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