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힘받는 실감콘텐츠, 중국이 치고 올라온다

by김현아 기자
2020.01.05 11:00:00

국내 기술 수준, 미국, 유럽, 일본에 뒤처져
지금은 중국보다 높지만..중국이 기술 성장 1위
유튜브와 경쟁하는 중국 ‘틱톡’ 더 주목받을 것
영세한 가상현실(VR) 업계, 분류 규제도 미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부터 세계적으로 5G 도입이 시작되면서 5G의 기술특성을 활용한 실감 콘텐츠로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가 바뀔 전망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나 플랫폼 경쟁력이 미국은 물론 중국에도 뒤처질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중국의 기술력 향상이 국내 실감형 콘텐츠 산업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실감콘텐츠 기술 수준은 지금은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성장속도에선 훨씬 빠르다.

출처: 산업연구원 ‘5G 시대, 콘텐츠산업의 변화와 시사점’


산업연구원(KIET. 원장 장지상)이 발표한 ‘5G 시대, 콘텐츠산업의 변화 및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5G 서비스 보급으로 콘텐츠산업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실감 콘텐츠(AR·VR) 및 인터랙티브 콘텐츠, 클라우드 게임 등이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산업연구원 ‘5G 시대, 콘텐츠산업의 변화와 시사점’


하지만 보고서가 인용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2018)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실감콘텐츠 관련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2.9%(2017년 기준)로 여전히 낮다.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1.4년 정도다. 일본(87.3%·1.1년), 유럽(88.8%·1.1년)보다 낮다.

특히 중국이 뜨고 있는데 중국의 실감콘텐츠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0.4%(2017년 기준)로 1.6년의 격차를 보이나, 1년 새 미국과의 격차를 6.7%포인트나 줄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4.5%포인트 줄이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중국의 기술력뿐 아니라 플랫폼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대용량 콘텐츠의 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하는 5G 시대에 더 주목받을 숏폼(Short-form) 콘텐츠플랫폼으로서 중국의 ‘틱톡’이 유망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틱톡은 10~20대 젊은 층에서의 이용이 많으며 유튜브가 잠식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둔 반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플랫폼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출처: 산업연구원 ‘5G 시대, 콘텐츠산업의 변화와 시사점’
국내 VR 콘텐츠는 이통사 중심으로 일부 서비스되지만 테마파크, 체험존 같은 일회성 체험관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대부분이다. 이는 국내 AR·VR 기업의 87.7%가 매출액 10억 원 미만으로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8년에 제작된 VR 영화 ‘화이트 래빗’은 칸영화제에서 상영됐지만 PC에서 구동된다는 이유로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못하고 게임물로 분류되면서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하는 등 VR 콘텐츠 분류체계도 정비가 필요하다.

정부 역시 2022년까지 1조원 이상의 투·융자 지원을 추가공급하는 등 실감형 콘텐츠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소비를 유인할 매력적인 실감콘텐츠가 부족하고 시장의 초기 단계로서 정부지원 이외에 민간투자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국내 핵심 콘텐츠 육성을 위해 해외 기업과의 기술격차 해소, 관련 규제 정비 및 토종 플랫폼 개발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