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간판 뗀 롯데정밀화학 호실적 행진…이홍열 효과 봤다

by김미경 기자
2018.05.02 07:00:00

1분기 영업익 498억…전년比 125.3%↑
롯데 화학굴기 중심축 ‘효자’로 급부상
신동빈 신임 ‘이홍열’ 뉴롯데 인물 꼽혀
오너 공백에 따른 투자 제동은 악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삼성 간판을 뗀 롯데정밀화학(004000)(옛 삼성정밀화학)이 호(好)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 그룹이 바뀐 지 2년여 만에 실적이 43배 급증하며 롯데 화학굴기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했다. 편입 이전인 2015년 삼성정밀화학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그해 영업이익은 26억원에 그쳤다. 2018년 전망도 밝다. 사업 구조조정 효과와 더불어 롯데 화학계열사와의 시너지가 극대화하면서 올해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58억원, 4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2%, 영업이익은 무려 125.3% 상승한 호실적이다.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사장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1분기 매출은 전방산업 수요 회복에 따른 물량증가와 국제가 상승 덕분”이라며 “영업이익은 염소·셀룰로스 증설제품의 가동률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됐고, 주요 제품의 국제가 상승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증권가 분석을 보면 올해 영업이익은 2310억원(증권사 2곳 추정치 평균)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11억원보다 108% 증가한 수치다. 셀룰로스(증설), 염소(판가 인상), 전자재료(전방산업 호황), 암모니아(유록스 고성장) 등 모든 사업부에서 이익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회사 측은 “올해는 전방산업 수요호조와 물량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앞으로 회사 주력사업인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강화 등을 통해 추가 성장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롯데는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2016년 2월 삼성화학 부문 계열사를 인수해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첨단소재로 키워냈다. 롯데정밀화학의 경우 태양광·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그룹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는 겹치지 않는 분업 구조를 유지하며 그룹 내 시너지를 확보해 나갔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케미칼이 덩치가 큰 일반 화학 제품에 주력하는 대신 정밀화학은 수산화나트륨, 에폭시수지 원료(ECH), 메셀로스 등 다품종의 고부가 제품을 소량 생산해 수익을 거둬들이는 구조다. 지난해에는 화학계열사에 사업부문(BU)체제를 도입해 조직 안정을 꾀했다.

‘이홍열 효과’라 할만하다. 이홍열(61) 롯데정밀화학 대표는 뉴롯데(젊은)의 브레인으로 통한다. 2017년 2월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 1년 만에 괄목상대할 만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회사 안정과 성과 창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올초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부산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1983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2008년, 2011년 생산본부 본부장 상무와 전무 등을 맡으며 현장 지휘 경험을 쌓았다. 2012년 대산MMA 대표, 2014년 롯데케미칼 UZ-KOR 대표 등을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 화학 전문통이다. 2014년 롯데케미칼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 대표를 맡아 가스전 화학단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 이홍열 사장은 수익성 제고와 신증설의 차질 없는 수행 등을 통해 올한해 글로벌 선도 정밀화학사라는 질적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는 포부다.

다만 신동빈 회장 구속으로 총수 공백에 따른 경영 차질은 악재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 결정 등에 총수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축되는 분위기”라며 “인수합병(M&A)은 물론 대규모 투자 등 핵심적 경영활동이 신 회장의 부재로 정상 가동하지 못한다면 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