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담배 1분기 수출 28% 급감…UAE '죄악세' 여파

by김형욱 기자
2018.04.15 10:40:19

최대 수출품목 부진에 전체 농식품 수출 증가율도 1%대 그쳐

뉴시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 1분기 국산 담배 수출이 급감했다. 최대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죄악세(sin tax)’ 명목으로 특별소비세 100%를 부과한 여파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 및 업계에 따르면 올 1~3월 담배(권련) 수출액은 2억1060만달러(약 2251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3% 줄었다.

우리나라 담배 최다 수출국인 UAE는 지난해 10월부터 담배에 100% 세율을 적용했다. 또 올 1월1일부터 5%의 부가가치세도 추가 부과했다. 이 여파로 한국산 담배의 현지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담배 수출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UAE에 앞서 담배에 죄악세 성격 세금을 부과했다. 다른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연내 담배 부가가치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담배 판매 부진에 전체 농림축산식품(농식품) 수출 증가세도 큰 폭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농식품 총수출액은 16억5790만달러(약 1조7723억원)로 전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는 전년보다 5.6% 증가했었다.



담배는 주원료가 연초여서 농식품 가공식품으로 분류된다. 농식품 개별 품목 중 수출 최대 품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담배 총수출액은 11억2560만달러(약 1조2033억원)로 전체 농식품 수출액(68억2650만달러)의 16.5%였다. 신선농산물 전체 수출액(10억9530만달러)보다 많았다.

담배를 뺀 농식품 수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신선농산물 수출은 1분기 3억2300만달러로 26.4% 급증했다. 인삼류 수출은 4700만달러로 26.6% 늘었고 김치(2410만달러;26%↑ )와 딸기(2810만달러·16%↑) 수출도 큰 폭 증가했다.

국가별로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지역이 3억6700만달러로 23.5% 늘고 일본(3억2600만달러·5.4%↑), 미국(1억9400만달러·13.7%↑) 증가세를 이어갔다. 담배 수출 부진 여파로 UAE 등 GCC 지역 수출실적은 64.2% 줄어든 4400만달러에 그쳤다.

담배와는 별개로 지난해 사드 갈등에 따른 대중국 농산물 수출 부진은 올 1분기에도 이어졌다. 이 기간 대중국 농식품 수출은 2억4180만달러로 전년보다 15.1% 줄었다. 정치적인 갈등은 봉합했으나 지난해 무너졌던 판로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김종훈 농식품부 차관보는 이달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구매담당자 초청 간담회를 열고 한국 농식품 중국 수출길 회복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