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판용 저가품 이제 없다" 신학기 노트북 프로모션 달라진 풍경
by이재운 기자
2018.01.20 09:00:00
PC 시장 정체에 수익성 초점 내실화 기해
"저가품 수요, 스마트폰이 대체" 환경 변화
고성능 게임용 노트북 수요 집중하는 추세
| 삼성전자(위)와 LG전자 신학기 프로모션 소개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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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신학기를 앞두고 해마다 이어지던 노트북 판촉(프로모션)이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등장했던 저가형 특판 모델이 사라지고 내실을 기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마다 연말 연초에 이어지는 대학생 대상 판촉행사 ‘아카데미 세일’ 행사가 새로운 양상을 맞이하고 있다. 권상준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3월 초 개강 후 길게는 4월까지도 성수기가 이어졌는데, 요즘은 그 흐름이 기존보다 짧아져 3월 안에 끝난다”고 설명했다.
국내 PC 시장은 1분기가 1년 중 최대 성수기다. 졸업·입학 시기를 맞아 대학생을 중심으로 노트북 신규·교체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연간 국내 PC 판매량이 약 450만대 수준에서 변동하는데, 1분기에 이중 3분의 1인 150만여대가 팔린다. 이 때문에 해마다 삼성전자(005930)나 LG전자(066570)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대만·중국계 외산 업체들도 적극적인 판촉에 나선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S’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LG전자는 ALL×NEW 그램(gram) 아카데미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행사를 진행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을 비롯해 마우스, 파우치, 가방, 각종 콘텐츠 이용권 등을 무료 혹은 할인가에 제공한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여기에 추가로 사은품을 제공하는 행사도 병행해 진행한다. 행사 기간은 3월 말까지다.
이런 판촉 활동이 과거보다는 다소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할인 판매나 저가형 특판 제품 판매가 주를 이뤘는데, 이제는 고가형 신제품 출시와 사은품 증정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과거 이 시기마다 등장했던 저가형 제품이 이제는 자취를 감췄다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와 달리 별도로 언론에 알리거나 TV 광고를 하는 모습도 사라졌다.
권 연구원은 ‘PC 시장의 정체에 따른 수익성’을 주요 요인을 꼽는다. 그는 “프로모션 자체는 과거보다 위축된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PC 시장 자체가 더 이상 커지지 않으면서 변화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보급이 확산되면서, 강의 교안을 보거나 웹 서핑을 하는 수준의 이용자는 굳이 저가형 노트북을 찾지 않게 됐다는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저가형 제품은 수익(마진)이 적기 때문에 물량 위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신 대학생들의 수요는 게임용(Gaming) 등 고성능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등 PC용 게임의 부상에 따라 게임용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레노버, 에이서 등 주요 업체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게임용 제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영상, 그래픽 작업 등 고사양을 요하는 수요는 다양한 분야에서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변화하면서 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PC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PC 시장이 수량으로는 정체돼있지만 여전히 규모가 상당해 점차 수익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