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기주 기자
2016.05.14 09:00:00
[오종윤 한국재무설계 대표] 요즘 2030세대는 주요 도시에서 집을 살 수 있을까? 현재 2030세대 인구는 약 1370만 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 집을 갖기를 희망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울산 등 주요 도시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수백 명, 그리고 우리 회사 재무설계사들이 만나본 수천 명의 2030세대는 내 집을 마련할 능력이 거의 없었다. 2030세대들이 집을 살 수 있는 경우는 부모에게 지원을 받거나, 상환할 수 없는 수준의 대출을 받을 경우에만 가능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나지만 최저평당 1300만원에서 최고 3000만원을 넘는다. 평당 평균 가격을 1500만원으로 가정하고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20평형을 구매한다면 필요 자금은 3억 원이다.
1000대 기업신입사원의 연봉 조사표를 보면 평균 약 3300만 원이다. 1년에 3300만원을 버는 신입사원이 집을 살 수 있을까? 3300만원에서 국민연금·건강보험료·교통비·통신비·피복비·주부식비·관리비·생활비·용돈 등을 빼고 나면 저축할 수 있는 돈은 1500만원 남짓이다. 더욱이 이는 매우 근검절약하는 직장인의 경우다. 신입사원이 저축한 돈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오로지 집을 사는 데만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20년이 걸린다. 1000대 대기업이 이 정도이니 나머지 중소기업이나 취업하지 못한 2030세대들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집값이 오르면 이들이 집을 살 가능성은 앞으로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2030세대의 결혼 실태도 살펴보자. 결혼은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직결되는 중요한 생애 이벤트다. 결혼을 해야 전·월세를 얻든 집을 사든 한다. 요즘 결혼과 관련한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전·월세 폭등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사회보장학회가 2014년 11월 14일에 ‘한국 사회 저출산 해법을 찾는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현재 애인과 1년 이내에 결혼하는 데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층이 50%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장애 요인은 결혼자금과 주거 비용이라고 했다. “대출을 받아 2억 원짜리 아파트를 얻으면 매달 100만 원에 가까운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세미나에 참석한 30대의 말이다.
장미여관의 노래 ‘장가가고 싶은 남자 시집가고 싶은 여자’는 2030세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장가가고 싶은 남자 시집가고 싶은 여자 하루하루 살다 보니 제자리네. 장가가고 싶은 남자 장가갈 돈은 없고요, 시집가고 싶은 여자 시집갈 남자가 없네’ 라는 노래 가사처럼 2030세대의 현실은 암담하다. 장가가고 싶지만 장가갈 돈이 없고 시집가고 싶지만 시집갈 돈이 없다. 이런 현상을 누가 만들었을까?